새해 政局 어떻게 펼쳐질까-本紙기자들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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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95년은 정치의 해다.여.야당의 전당대회가 있고 6월엔 4대지방선거가 기다리고 있다.이어 내년 봄의 15대 총선(總選)분위기가 일찍 달아오를 전망이다.정치 판도를 바꿀수 있는 대형 정치일정들이다.숱한 고비 속에 숨가쁘게 전개될 정치행사들을 점검,분석하고 새해정국을 전망하는 정치부 기자 방담을 마련했다.
-지난해는 정치적으로도 정말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이 실감나는 한해였습니다.그리고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세계화」 선언에 이어 정부조직개편과 전면개각 단행으로 대미를 장식했습니다.새해들어서자마자 민자당 당명(黨名)변경과 전당 대회준비로 대개편이 예고되고 있고 민주당도 조기 전당대회 문제로 복잡합니다.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세계화」 화두가 당장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입니다.
-그렇습니다.지난해가「정치없는 한해」였다면 올해는「정치가 무성한 한해」가 될게 분명합니다.우선 2월초(2월7일)엔 민자당의 전당대회가 열리게 되고 6월에는 4대지방 선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선거결과에 따라서는 기존 정치의 틀이 바 뀌는 계기가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또 그동안 수면(水面)아래 있던 북한의김정일(金正日)체제가 공식 출범할 것이고,그 안정성 여부 또한남북문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남북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문제는 한국 국내정치에도 엄청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6일 있게 될 金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부터가 큰 관심거리입니다.金대통령은 새해들어 정치적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생각이 강한것 같습니다.이런 바탕에서 당초 10일로 예정했던 연두회견을 최대한 앞당겼고 연초 업무보고도 압축해 민자당 전 당대회 전에 끝내겠다는 구상입니다.대통령의 세계화구상이 정치현장에어떻게 투영될 것인지 지켜볼 일입니다.
-그런 세계화의 관점에서 JP(金鍾泌민자당대표)의 진퇴를 포함,민자당의 전당대회와 그에 따른 변화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요. -민자당의 세계화 문제는 당연히 JP의 진퇴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가 문제지요.민주계는 그가 자진용퇴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무력화되기를 바라겠지요. -JP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JP쪽은 애써 담담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최악의 시나리오도 대비하는 분위기입니다.1일 신년하래객이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하니까 『있는 복이나 제대로 유지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되받더랍니다.
-JP의 유임론도 만만치 않습니다.유임론은 지방선거 분위기가간단치 않다는데서 출발합니다.그런데 JP의 퇴진은 신(新)토사구팽의 결정판이 되어 지방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에서 유임론이 힘을 얻고 있어요.
-민주계는 이번에 퇴진시켜야 YS후계구도에 자신들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반면 YS는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JP를 퇴진시킬 수 있으므로 DJ(金大中 亞-太평화재단이사장)가 정치복귀를 시도할 때 저지용으로 쓸 수 있다는 겁 니다.
-金대통령과 JP간에 지난 대선과정에서 후계를 둘러싼 약속이있지 않았나 하는 얘기들이 있고 JP로서는 이 약속을 믿고 버티는것 아니겠습니까.
-최근 당개편과 관련해 JP는 소외되고 있으며 김윤환(金潤煥.군위-선산)정무1장관의 임명도 JP에 대한 압박용 카드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민자당의 변화와 관련해 아직까지 구체적인 전략은 수립되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그러나 당의 변화에 있어서 제일 먼저 내세우는 것은 경쟁의 원리 도입입니다.1차적으로 시.도지부장 경선을 계획하고 있습니다.그다음 원내총무와 기초의 원.광역의원후보자까지도 경선으로 가보겠다는게 민주계를 중심으로한 당직자들의 생각입니다.
-당의 개편작업은 어디서 하고 있습니까.
-청와대와 청와대의 별도 팀이 하고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당에서는 그저 실무적인 일만 하고 있고요.
-그게 사실이라면 민주화를 한다면서 실제 추진방식은 비민주적으로 하고 있는 셈이군요.
-민주당 전당대회등 신년 사정이 어떻습니까.
-민주당의 전당대회 문제는 크게 세갈래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우선 우여곡절 끝에 조기전당대회를 하고 이기택(李基澤) 대표의 권한이 강화되는 것입니다.다음으로 李대표와 동교동 양진영이 제도적 장치와 인간적 신뢰를 한시적이나마 회 복하는 수준에서 타협하는 겁니다.전당대회의 시기와 방법등에서 李대표가 납득하는 수준을 보장하고 적어도 당분간 DJ가 나서지 않는다는 보장도 하는 선에서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분당(分黨)또는 李대표의 정계은퇴 선언등으로 갈라설 수도 있습니다.
-DJ의 정계복귀 여부가 이 시점에서 판가름나지 않는 상황이라 어느 선에서 타협.휴전(休戰)할 가능성이 많습니다.결국 가장 무난한 두번째의 길로 갈 것으로 봅니다.
-DJ문제는 정계복귀를 한다 안한다는 논란도 있는데 정치재개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셈이 아닙니까.DJ가 대선후보로 나설 것인가하는 문제만 남아있지 정치적 영향력 유지와 행사는 계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2월 정도면 양당의 내부문제는 정리된다고 봐야겠군요.이번에 새 선거법의 취지대로 6월 지방선거가 깨끗한 선거가 되겠습니까.벌써부터 공천을 위해 몇천만원을 주고 받는다는등의 얘기가 떠도는데 말이죠.
-그 문제는 일단 비관론과 낙관론이 있습니다.전체적 분위기는비관론이 우세합니다.우선 전국적 규모의 방대한 선거라 선관위의인원만으로는 감당치 못한다는 겁니다.지난 보선때는 세군데에서 전국민의 주시중에 이뤄졌으나 이번에는 전국적으 로 선거가 치러져 감시와 감독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반면에 낙관론은 YS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점을 꼽습니다.또 국민여론과 언론지지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판단입니다.
-지방선거에서는 단체장등 모두 5천4백여명을 뽑게되고 출마자만도 2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자원봉사나 국민감시가 확대되지 않으면 공명선거는 그야말로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여야 양당의 선거전략은 어떻습니까.
***政黨대결 가능성 -야당으로선 당연히 지금까지의 정부실정(失政)에 대한 강한 비판에 역점을 두려하고 있습니다.또 사람대결이 아니라 정당대결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유권자들이 후보가 누군지도 모른채 투표장에 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거지요. -여당은 세계화라는 이슈를 선점해 야당을 압도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 같습니다.또 단체장과 중앙의 일관성을 강조하고인물위주로 후보를 내 야당 공세를 극복하려는 겁니다.
-어떤 사람들이 광역단체장 공천대상이 되고 있습니까.
-시.도지사 출신등 행정경험가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얘기들을하더군요.특히 민자당은 행정가.경영인 중심의 공천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그러나 역시 큰 관심은 서울시장후보에 쏠려있지 않습니까.
-물론입니다.서울시장 후보로 야당에서는 조세형(趙世衡.서울성동을).한광옥(韓光玉.서울관악갑).홍사덕(洪思德.서울강남을)의원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박찬종(朴燦鍾.서울서초갑)의원의 출마여부도 주목됩니다.반면 민자당 후보들의 면면은 아 직 구체화되지 않고 있는 것도 특색이라면 특색입니다.
-선거결과는 어떻게 점칠 수 있을까요.
-민자당이 수시로 여론조사한 바에 따르면 호남을 제외하곤 가장 비우호적인 지역이 대구.경북이고 그 다음이 강원도라는 겁니다.이 마당에 JP 흔들기가 나와 충청권 흐름이 가변적이라는 겁니다.상황이 별로 안좋다는 것이고 그 절박함에서 당 세계화도나왔다는 것입니다.
-야당은 3+1+1이라는 얘기를 합니다.광주.전남북에 서울,그리고 대구.인천.경기 하나만 건지면 성공이라는 거지요.선거전에 들어가면 야당은 후보의 실질적 경선을 통해 분위기 확산을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라 하지만 정치적 의미가 농축된 곳은 서울이 아닐까요.다른데서 다 이겨봤자 서울에서 패하면 패배로 여겨질 겁니다.여야가 실제로 서울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흔히 얘기되는대로 민선(民選)서울시장은 무시못할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게 틀림없습니다.여당의 후계구도나 야당의 차세대 구도의 중심에 설수도 있을 것입니다.대통령의 권력행사에 있어 불가피한 누수가 될 수도 있구요.
-여당속에서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시각도 있습니다.작년처럼성수대교 사건등 과거 농축된 부실행정결과가 각종 사건사고로 터지고 있는데 그런 요소들이 오히려 선출된 단체장들의 위험부담이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그결과를 토대로 또 다시 새로운 정치개편의 시동이 걸리고 또 곧바로 총선(總選)정국으로 돌입하지 않겠어요. ***70%정도 물갈이 -그렇습니다.내년 4월의 총선을앞두고 어떤 후보자를 내세우느냐는 문제를 놓고 70%정도는 물갈이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자연스런 정계개편의 사작이랄 수 있겠지요. -우선 단체장이 선출되고 자리잡는 시기를 금년 가을로보면 총선준비와 맞물려 야당은 그때 새로 진출한 광역단체장을 전진배치해 현 정권을 흔들어놓을 것으로 예측됩니다.총선은 1년남은 대선을 전제로 하므로 어차피 가을부터 본격적인 대권 주자(走者)다툼이 일겁니다.
-총선은 인적 청산 마무리 단계가 될 것입니다.정계개편 움직임도 본격화되고요.그 과정에서 떨어져나간 사람끼리 보수신당이든5,6共 신당이든 움직임이 현실화되겠지요.다만 민주당의 사태진전 여부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新黨說 강력 부인 -현재로서는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두 전직대통령의 직접 개입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이들은 신당설을 강력 부인하고 있습니다.全씨는 광주문제등으로 계속족쇄가 채워진 상태고 盧씨는 아들이 민자당에 입당해 있어 이들중심의 신당문제 접근은 거리가 있다는 겁니다.
-가을부터 대권주자 문제가 제기되면 우선 누구냐는 것이 궁금할 텐데요.
-DJ와 JP및 李대표.최형우(崔炯佑).이한동(李漢東.연천-포천).김윤환(金潤煥.군위-선산).김덕룡(金德龍.서울서초을)의원등이 저마다 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남북관계및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북한 김정일체제가 안정으로 접어들 것으로 봅니다.김정일 건강문제라는 변수가 있으나 체제안정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입니다.
정상회담의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지만 궁극적으로 정상회담으로연결되느냐의 여부는 북한의 내부사정에 달린 문제 로 보입니다.
어떻든 남북관계의 실마리가 풀린다는 낙관적 전망이 우세한 편입니다. -경협(經協)이 지금 수준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북한도 인식하게 될 것이고 3~4월에는 미국과의 연락사무소 설치등과 관련해 미-북,일-북 관계개선이 상당 수준 진전되면 남북관계도 풀려갈 것이라는 전망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외교정책상의 변화 가능성과 대통령 순방외교 계획은 어떻습니까. -외교의 경우 미국.일본과의 관계는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게 청와대 기본생각입니다.대통령은 7월과 10월 두차례 미국방문이 예정돼 있고 11월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상반기에는 유럽순방이 예정돼 있습니다.
-제2,제3의 행정개편은 없을까요.
-그런 점에서 박세일(朴世逸)정책기획수석이 3단계 지방행정구조.비경제부처의 조직개편등은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또 청와대는 이번 정부조직개편이 성공이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지방행정조직개편.비경제부처 조직개 편도 가능하다는 기류가 강하게 흐르고 있습니다.결국 추가조치도 배제할 수없다는 분위기입니다.
[정리=金基奉.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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