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미군 자마기지 아시아 작전허브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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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군이 일본 도쿄 인근의 가나가와(神奈川)현 자마(座間) 기지에 '미 제1군단 전진사령부'를 발족, 배치하면서 이곳의 위상을 아시아의 핵심 작전 허브로 격상했다고 AFP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미 육군 당국자는 아사히.마이니치를 비롯한 일본 언론에 "새 사령부는 최신 통신장비 등을 갖추고 육.해.공의 통합 작전을 지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진사령부는 특히 주일미군은 물론 동북아 유사시 주한미군까지 총괄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1군단 사령부 본부는 태평양에서 인도양 지역까지 관할하고 있으며, 총 병력은 4만 명 수준이다.

게다가 일본 방위성은 캠프 자마에 유사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육상자위대 '중앙 즉응집단 사령부'를 배치할 예정이어서 미군과 자위대 간의 상호 작전 연대도 더욱 활성화할 전망이다.

일본 언론들은 "1군단 사령부 본부는 미 본토에 그대로 둔 채 캠프 자마에는 아태 지역의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전진사령부가 설치된다"고 전했다. 미 육군에서 실전을 담당하는 야전부대의 전진사령부가 일본에 배치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전까지 자마 기지에는 후방 보급 등을 맡는 주일 미 육군사령부만 있었다. 전진사령부 사령관은 찰스 제이코비 중장이 맡았다.

주일미군의 이 같은 움직임은 주한미군이 감축되고 있는 가운데 진행돼 주목된다. 현재 미군은 한국 주둔 8군단과 유엔 사령부 등 주한미군의 주요 부대를 재편 중이다. 이와 관련, 일본 교도통신은 2일 미 1군단 전진 사령부 휘하에 주한미군이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2011년까지 전체 미군의 3분의 1을 재배치하는 등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병력 배치 개편안을 확정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육군 병력을 지금보다 7만4000명 많은 54만7000명으로 확충하고, 2003년 33개였던 전투여단도 48개 여단으로 늘어난다. NYT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기타 새로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병력을 늘리고 해외 주둔군을 재배치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군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재편안은 2004년 부시 대통령이 군사력 재편 계획으로 발표한 '전 세계적 방어태세 재검토 계획(GPR.Global Posture Review)'을 일부 수정해 확정했다. 새로운 국제안보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제기된 GPR은 냉전시대에 집중됐던 유럽과 아시아 주둔 미군을 대폭 감축하는 대신 새로운 전략거점 확보를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유럽 주둔 미군 병력의 감축 시기는 애초 계획보다 다소 늦어진다. 독일 주둔 2개 여단 병력은 애초 예정보다 2년 더 주둔하며 1개 여단은 2012년에, 다른 1개 여단은 2013년에 각각 철수할 계획이다. 이후 유럽에는 독일과 이탈리아에 각 1개 여단, 총 3만7000명가량이 주둔하게 된다.

군 관계자는 "유럽 주둔 병력의 감축 규모가 다소 줄어든 것은 미국의 안보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외국 군대와의 군사훈련을 유지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경덕.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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