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돈” … 리오스 일본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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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money talks’란 영어 표현이 있다. ‘돈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한국에 남느냐, 일본으로 가느냐 기로에 서있던 리오스(35·사진)를 최근 만났을 때 “돈이 중요한 고려 사항이냐”고 물었다.

  리오스는 잠시 생각하더니 거꾸로 세 가지 질문을 잇따라 던졌다. “저널리스트는 몇 살까지 일할 수 있나” “나는 언제까지 야구를 할 수 있을까” “중요한 선택의 결과는 당신 혼자만의 것인가”라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나는 아주 오래 야구를 하고 싶지만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른다. 내겐 가브리엘이란 예쁜 딸이 있다. 나의 비전뿐 아니라 가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산에도 이런 생각을 전했다고 했다. 두산 관계자도 “프로는 돈 아니겠느냐”며 리오스의 뜻을 존중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리오스가 신의를 버렸다”고 비판하지만 리오스는 두산에 자기 기준을 분명히 밝혔다.

 일본 스포츠신문인 ‘스포츠 닛폰’은 19일 ‘야쿠르트가 2년간 총액 3억 엔(약 25억원)에 리오스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두산이 제시한 금액(2년 단위)보다 9억∼10억원 더 많다.

 야쿠르트는 리오스에게 요미우리로 떠난 에이스 그레이싱어의 역할을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으로서는 리오스를 놓친 것이 아쉽지만 날벼락 같은 일은 아니었다. 두산은 새로운 선택을 시작했다. 올해 22승을 올린 리오스의 빈자리를 메울 첫걸음은 전 메이저리거 김선우(30)의 영입이다. 두산 김승영 단장은 이번 주 국내에 있는 김선우를 직접 만나 국내 복귀를 설득할 예정이다.

  2004년 두산 소속으로 공동 다승왕(17승)에 오른 레스(34)를 대만에서 재영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체인지업과 두뇌 피칭이 뛰어난 레스는 한국에서 뛴 3시즌 동안 40승25패, 평균자책점 3.54의 준수한 성적을 올린 왼손잡이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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