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극계 탤런트.가수등 톱스타 대거 출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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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연말연시 연극계에 난데없는 「별들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영화.탤런트.모델.가수.개그맨등 대중연예계 톱 스타 20여명의연극 데뷔.출연이 줄을 이으면서 연말연시 연극무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이다.이를 두고 연극계 일각에선 「 대학로가 대중스타들에게 점령(?)당했다」며 이들의 연기대결을 「스타 워스」에 비유하기도 한다.
각계 톱스타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영화배우 강수연의 연극출연. 내년 2월 개막되는 극단 무천의 『메디아 환타지』에 타이틀 롤을 맡아 무대에 서는 강씨의 연극출연은 그간 각 극단마다 그를 캐스팅 1순위에 올려놓고 출연을 제의했을 만큼 관심이지대했던 부분.
아역배우 시절 잠깐 연극에 출연하기도 했던 그는 2~3년전부터 창작극 출연을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강씨는 가난한 연극계를 돕는다는 취지에서 노개런티 출연을 선언해 화제.
개그맨으로는 이휘재가 내년 1월 개막되는 극단 에이컴(대표 윤호진)의 뮤지컬 『심수일과 이순애』에 일찌감치 캐스팅돼 뮤지컬데뷔를 앞두고 있다.
탤런트로는 하희라.최수종부부를 비롯,엄정화.나현희등 톱스타들이 즐비하다.하희라는 현재 자신의 네번째 연극무대인 극단 신화(대표 김영수)의 창작극 『듀엣』에 출연중이며 최수종.엄정화는환퍼포먼스(대표 송승환)가 세계최초로 뮤지컬화해 내년 2월 예술의 전당에서 막을 올리는 『우리집 식구는 아무도 못말려』의 타이틀 롤을 맡아 뮤지컬무대에 나란히 데뷔한다.나현희는 『심수일과 이순애』의 이순애역으로 연극무대에 첫발을 디딜 예정.
가수로는 조하문이 극단 현대극장의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슈퍼스타』에 타이틀 롤을 맡아 유다역 강산에와 연극무대에서 노래대결을 벌이며 권인하가 『우리집 식구…』에 출연해 뮤지컬배우로 변신한다.
이처럼 연극계에 각계의 톱스타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는 이유는일단 작품의 대형화가 주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억대 이상의 제작비를 들인 공연이 많아지면서 제작자의 입장에선 확실한 흥행카드가 필요하게 된것.이것이 결국 대중인지도 가 떨어지는 연극배우보다는 각계의 대형스타들을 연극무대에 끌어들이게 됐다는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를 두고 연극계에서는 이들 대중스타 영입이 장르간의 벽허물기라는 긍정적 면이 있으나 연기도 되지 않는 스타들을 대거 캐스팅하는 것은 작품의 완성도보다는 일단 작품의 흥행에 뜻이 있는게 아니냐는 비난도 만만치 않게 일고 있는 실정 .
극단 뚜레박의 이천우실장은 『뮤지컬의 경우 연극계에 전문배우가 드문 편이라 외부 캐스팅이 불가피한 점이 어느정도 인정되나그렇다고 소극장이나 정극에도 마구 대중스타들을 영입하는 것은 연극배우의 설자리를 스스로 뺏는 일』이라고 지적 했다.
공들여 스타를 키우기 보다는 손쉽게 외부스타를 영입하는 연극계 풍토에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는 연극배우들중에는 요즘 이같은 말이 유행이다.
『연극 배우 다 어디 갔나.』 〈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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