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벨로루시 다시 '형제의 나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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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해 초 가스 공급가 문제로 최악의 갈등을 겪었던 러시아와 이웃 벨로루시가 '형제국' 관계를 완전 복원했다.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기 위한 공조체제도 강화키로 했다. 13일부터 이틀 동안 벨로루시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로루시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회담에서 "벨로루시는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 방어(MD) 기지 건설 문제에서 자신의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와 체코에 MD 기지를 건설하려는 미국에 맞서 벨로루시에 공격용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러시아의 계획을 지지한다는 암시였다. 루카셴코는 이어 러시아가 이달 중순부터 단행한 '유럽 재래식무기감축협정(CFE)' 이행 중단 조치와 관련, "상당수 유럽국가가 이 협정을 비준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이 동유럽 MD 기지 건설을 밀어붙인 것이 원인"이라며 러시아의 입장을 적극 옹호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의 이 같은 화해 제스처에 푸틴 대통령도 '값비싼 선물'로 화답했다. 그는 러시아가 벨로루시에 공급하는 천연가스의 내년도 수출가를 현재 1000㎥당 100달러에서 119달러로 소폭만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옛소련권 국가에 대한 특혜 가격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벨로루시가 러시아 가스 구매에 이용할 수 있도록 15억 달러 상당의 차관까지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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