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현금 배당 확 늘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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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상장.등록 기업들의 배당 인심이 후해졌다.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데다 지분율이 높아진 외국인들과 소액주주를 중시하는 풍토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18일 증권거래소가 12월결산 상장법인 중 현재까지 현금배당을 공시한 1백5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데 따르면 배당금 총액은 4조3천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원 더 늘어났다. 주당 배당금도 6백48원에서 7백34원으로 늘어났다. 기업들은 순이익의 40.6%를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전년(28.7%)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다만 시가 대비 배당금 비율인 시가 배당률은 4.4%로 전년(4.5%)보다 약간 떨어졌다. 주가가 그만큼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코스닥 시장도 마찬가지다. 1백35개사의 주당 배당금은 2백51원에서 2백85원으로 높아졌고, 시가 배당률은 3.4%에서 4%로 높아졌다.

◆늘어나는 고배당=18일 주가가 6천5백90원을 기록한 영풍제지는 주당 9백원을 배당한다. 주주들은 배당만으로 13%의 수익을 올리는 셈이다. 범양건영은 배당금을 1백50원에서 1천원으로 늘렸다. 범양건영 관계자는 "실적이 좋아져 현금이 많이 들어왔다"며 "늘어난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전북은행 등 6곳은 지난해에는 배당을 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현금배당을 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001, 2002년은 실적이 나빠 배당을 못했지만 2003년은 이익이 나 배당을 할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에선 엠케이전자의 시가배당률이 18.9%로 가장 높았다.

◆높아진 배당 성향=거대 기업들이 배당금 총액 상위에 올랐다. 배당 규모로는 삼성전자가 8천8백억원을 배당키로 해 가장 많았다. 배당 성향도 14.9%로 전년(12.9%)보다 높아졌지만, 배당 총액은 전년(9천1백억원)보다 약간 줄었다. 외국인 비중이 큰 포스코와 KT는 배당 성향이 각각 24.5%, 50.80%나 된다. 특히 KT의 배당 성향은 전년 10.80%에서 4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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