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체들 新車이름짓기 고심-잘 지으면 半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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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내년 새차 출시를 앞두고 자동차회사들은 우선 차이름 짓는 일부터 고민이다.현대자동차는 내년초 선보일 쏘나타와 그랜저 중간급「H카」이름을 당초 카덴자(독보적이라는 뜻)로 정했었다.그러나 이름이『너무 튄다』는 여론을 감안해 최근 마르 샤(MARCIA:행진이란 뜻의 이탈리아어)로 결정했다.
내년 3월 출시 예정인 엘란트라 후속「J-2카」는 사내공모등을 거쳐 아반테(AVANTE:이탈리아어로 선구자)란 이름을 달기로 결론을 내렸다.
엘란트라 인기가 계속되는 만큼 쏘나타Ⅰ에 이은 쏘나타Ⅱ처럼 「엘란트라2」나 「뉴엘란트라」를 생각했다 아예 바꾸기로 한 것. 기아자동차도 콩코드 후속인 G카 이름을 뭘로 해야할지 고민이다.지난 5월 선보인 아벨라 이름을 지을 때도 홍역을 치렀기때문이다.토바(돌풍),비바체(빠르게)등과 경합한 끝에 결정된 아벨라(Avella)는 스페인의 Aveo(갈망하다 )와 Illa(그것)의 합성어로 「꼭 갖고 싶은차」를 뜻한다.따라서 현재사내공모중인 G카 이름도 외국어로 할 가능성이 높다.
쌍용자동차는 내년에 내놓을 소형상용차(LCV)와 코란도 후속KJ차 이름을 아직 결정 못하고 있다.코란도는 Korean can do를 합성한 이름으로 지프의 대명사 처럼 인식되고 있는만큼 KJ차를 뉴코란도로 할지 검토중이다.LCV 는 무쏘(코뿔소)처럼 순 우리말 작명을 생각하고 있다.통상 자동차 이름은 사내외 공모나 전문기관 용역을 통해 정한다.회사나 차 이미지에맞고 가능하면 3음절 이내여서 발음하기 쉽고 나쁜 이미지가 아닌 이름 중에서 고른다.그러나 아무 리 고심해서 지은 이름이라도 호사가들과 경쟁업체들에 의해 초반 흠집은 나게 마련이다.
프랑스 남부지방 이름을 딴 대우「르망」이 처음 나왔을 때 이런 농담이 유행했었다.『앞에서 보면 실망,뒤에서 보면 절망,옆에서 보면 사망』.기아의 아벨라도 초반 경쟁업체들이 『처녀가 아벨라를 사면 애를 갖는다』며 입방아에 올렸다.현 대의 쏘나타는 음악용어인 Sonata 에서 따온 이름.제대로 발음하면 「소나타」가 되는데 『소(牛)나 타는 차』라는 뉘앙스를 풍겨 「쏘나타」로 결정했다는 얘기는 다 아는 일이다.
아무튼 자동차 이름은 국내 뿐만 아니라 수출지역 정서와 문화에도 맞아야 하므로 이름 잘 짓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심지어 이름만 잘 지으면 농사는 반 지은 걸로 치부할 정도다.
〈李杞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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