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간병자원봉사 고아4명 심장수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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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주부.학생등이 이웃을 위해 매달 1천원이상 내놓는 돈과 간병(看病)의 작은 정성이 모여 네 심장병 어린이가 생명을 건졌다. 한사람 한사람 자원봉사자의 작은 뜻이 빗물처럼 모여 강을 이루면 사람의목숨도 구할 수 있다는 산교훈을 남긴 현장은 21일 오후 인천 길병원 심장센터.
평소 숨쉬기조차 힘들어 하던 김보라(2)양등 네 어린이가 심장수술로 정상을 되찾아 이날 입원 보름만에 자신들이 자라고 있는 영아원「연신원」으로돌아가기 위해 광주(光州)행 버스에 올랐다. 영아원 보육사 한영숙(韓英淑.42.여)씨등의 품에 안겨 퇴원하는 네 어린이의 입원병실에서는 보름동안 번갈아 밤낮을 잊고 이들을 돌보았던 인천의 가정주부 5명과 간호사등 병원 관계자들이 건강을 빌며 아쉬워했다.
『아이들을 돌보는 동안 엄마,엄마하며 따랐는데….』 짧은 기간의 만남이었지만 혈육처럼 따르는 두살배기 김보라양이 떨어지지않으려 바둥거리자 간병 자원봉사자 한춘자(韓春子.52.여.예일음악학원운영)씨의 눈에 잠시 이슬이 맺혔다.
보라양을 비롯해 강선화(5.여).임동화(4).오귀남(5)어린이가 각종 심장병으로 진단을 받은 것은 지난달 중순.강원도속초에 본부를 둔 늘사랑회(회장 金相基.39.안경점운영)주관으로 무료진료에 나선 인천길병원 의료진에 의해서였다.
늘사랑회 후원자들이 낸 돈과 심장재단의 일부 보조로 이 네 어린이는 의료보호의 적용을 받아 이달7일 입원,이틀뒤 길병원 흉부외과팀의 집도로 수술을 받았다.
이 소식을 듣고 인천 구월1동 성당과 미국인 선교사 아펜젤러가 최초로 국내에 세웠다는 인천내리감리교회의 신도들,그리고 평소 하루 3만~4만원의 간병료를 받던 한국간병인협회에서조차 무료간병을 자청했다.
후원자들의 푼돈정성과 주부들의 간병정성은 네 꼬마의 회복에 큰 힘이 됐다.
수술후 통증으로 칭얼대는 어린이들의 옆 침대에서 새우잠을 자며 돌보는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이 떠나지 않았다.
이들 어린이 가운데 임동화군은 손발 성형수술을,오귀남군은 언청이수술을 또 받아야 한다.
〈金泳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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