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건강의수호천사] 광동제약 최수부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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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최씨 고집으로 만든…”이란 TV 광고 카피로 유명한 광동제약 최수부(72) 회장. 그는 반신욕 예찬론자다. 점심식사 뒤 30분가량(매주 네 번 이상) 반신욕을 하면 오후 내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다는 것.

 그는 평소 몸이 차서 겨울나기가 괴로웠다. 3년 전 반신욕은 이런 사연으로 시작됐다. “태어난 달이 12월이어서 추위에 못 견뎠나 봐요. 그래서 한 겨울엔 제주도·하와이 등 따뜻한 곳으로 피한했습니다. 어릴 때 너무 추운 곳에서 생활하다 보니 기관지도 나빠졌어요. 그런데 반신욕을 하고 난 뒤 겨울이 과거처럼 두렵지 않습니다. 기관지 건강도 한결 나아졌어요.”

 “스트레스를 풀어 준다, 기의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체내 노폐물을 배출시킨다, 피부 미용에 유익하다…” 등등 그의 반신욕 예찬은 끝이 없다. 옷 소매를 걷어 올리는데 피부 상태가 ‘40대가 울고 갈 정도’다. 손등에도 주름이 별로 없다.

 최 회장이 즐기는 반신욕은 38도가량의 미지근한 물에 가슴(명치) 아래쪽을 20∼30분간 담그는 것.

 “반신욕 도중 상체가 약간 춥다고 느껴지면 타월로 보온하거나 미지근한 물로 적셔 줍니다. 탕에서 나오면 바로 양말을 두텁게 신고, 하체는 가능한 한 많이 껴입는 것이 좋아요. 평소에도 하체는 시리지 않도록 하고, 상체엔 가급적 얇은 옷을 걸칩니다.”

 그는 10년 넘게 정상 체중(172㎝, 68㎏)을 유지하고 있다. 허리 둘레도 청년(34인치) 못지않다. 반신욕을 위해 옷을 벗으면 “70대 나이에 대학생의 체력과 체형을 갖고 있다”며 부러워하는 사람이 많단다.

  “반신욕은 평소 손발이 차거나 겨울에 감기를 끼고 사는 사람에게 권할만한 목욕법이에요. 고혈압·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도 안심하고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체온을 적당히 유지시켜 주기 때문이죠. 반신욕을 하면 또 수축된 혈관이 열리면서 혈압이 내려가고, 피로회복과 함께 신진대사가 촉진됩니다. 여성의 경우 생리불순·냉대하·갱년기 증상도 개선되지요.”

 최 회장은 반신욕을 하기 전에 쌍화탕 두 병을 뜨거운 물(60도가량)에 담갔다가 반신욕이 끝난 뒤 마신다. 동의보감엔 쌍화탕이 부부관계 뒤 피로를 풀어주고 기력을 회복시켜 준다고 기술돼 있단다.

 그는 매일 아침 8시 회사에 나와 직접 업무를 챙긴다. 직원들과 등산을 하면 선두에 선다. 그래도 “숨이 가쁘지 않다”고 한다. 술자리에선 노익장을 과시한다. 양주 한 병을 마셔도 끄떡없단다. 젊었을 때는 주량이 양주 세 병이었다. 그렇게 마시고도 건강을 유지한 것은 운동·쌍화탕·반신욕 덕분이라고 그는 믿는다. 담배는 30년 전에 끊었다.

  “남은 소망은 ‘99 88 234’입니다. 아흔아홉 살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틀만 앓고 사흘째 생을 마감하는 것입니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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