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에서>농구용병수입 시기상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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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요즘 한국 농구계는 실업팀 창단 붐에 따른 농구열기와 열망이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 농구인의 한사람인 나로선 무척이나 흐뭇하고 즐겁기까지 하다.
그러나 현업에 종사하는 농구감독으로서 한국농구 장래에 대한 근심 한가지를 조심스럽게 지적하려고 한다.그것은 다름아닌 외국선수 수입문제다.
물론 현재도 선수 수가 부족해 기존 실업팀들조차도 선수난에 허덕이고 있으며 앞으로 예정대로 4개팀이 더 창단하게 되면 선수수급은 최악의 상태에 빠질것이다.이에따라 외국선수 수입은 순리로 인식되어질 게 뻔하다.
현재 선수부족 현상의 이유를 잘 보여주는 예로는 선수공급의 뿌리라 할수있는 초등학교 농구팀 수와 성인농구 종착역인 실업팀수의 비교다.
실업팀이 상무를 포함해 8개인데 비해 서울시내 남자국민학교 농구팀은 4~5개에 불과하다.
장래 한국농구를 짊어지고 나갈 국민학교 농구팀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장래 한국농구 선수층은 매우 심각한 상태에 빠질 것이다.여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외국용병들이수입돼 월등히 우세한 기량과 신체적 조건으로 우 리 코트를 휘저을 경우 간혹 발굴되곤 하던 장신 유망주들이 농구를 포기하고다른 종목으로 진로를 바꿀 것이다.
물론 외국용병을 수입해 팀간의 실력차를 최소화하고 수준높은 경기력을 일반 팬들에게 선사한다는 당위론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그러나 한국농구의 현실과 장래성을 생각해볼때 우리가 할수있는 최선의 방법은 적어도 그 수입시기를 초등학교 농구팀 수가 실업팀 수의 10~15배로 늘어날 때까지 보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이 수치는 매년 평균 고교졸업선수 약 1백50명에 대학의스카우트 표적이 10여명이고 대학졸업선수 35~40명에 실업팀스카우트 대상은 4~5명인 점을 감안한 비율이다).
그러므로 대한농구협회와 실업팀 창단 관계자들은 현재 최우선과제를 초등학교 농구팀 수를 증가시키는 작업에 두어야 하고, 이결과에 따라 수입문제를 점차적으로 병행시켜야만 한국남자농구의 밝은 미래를 기대할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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