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車.사상자 더없을까-성수대교 참사 목격자들 의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성수대교 붕괴사고의 사상자와 사고차량은 과연 얼마나 될까.
3백여명의 군.경 잠수요원이 동원돼 사고현장주변 1백여m를 대상으로 21일 오후 늦게까지 집중적인 수색작업을 벌인 결과 확인된 것은 사망 32명,부상 17명, 떨어진 상판위의 차량 4대,물속에 추락한 차량이 2대였지만 이 결과에 대 해선 목격자들과 시민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사고발생 시간인 오전7시40분은 러시아워여서 운행속도가 10㎞ 안팎이었을텐데 어떻게 4차선 도로 48m구간안에있던 차량이 6대밖에 없겠느냐는 것이다.
사고당시 강남에서 강북으로 가는 차량은 비교적 한산했지만 강북에서 강남방면으로 가는 2차선은 차간 거리가 2~3m에 불과할 정도로 빽빽했다는게 목격자들의 증언이다.
따라서 5m구간에 차가 1대씩 달리고 있었다고 쳐도 왕복 4차선인 만 큼 최소한 20여대가 물속에 빠졌을 거라는게 상식적인 추론이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성수대교는 양쪽 상판이 동시에 무너진게 아니라 교각 북쪽의 이음새가 먼저 떨어져 상판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상판위에 있던 몇대가 떨어진뒤 맞은편 이음쇠도 하중을 이기지 못해 강아래로 주저 앉았다.
그렇다면 먼저 기울어진 상판쪽에서 차량들이 무더기로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 아직도 상판아래 깔려있을 가능성도 있다.
추락 직후 급류에 휩쓸려 내려가는 사람이 여럿 있었다는 현장목격자들의진술과 사고현장 수면위에 넓게 기름띠가 형성된 것등도그런 가능성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잠수요원들도 『물속이 30㎝도 제대로 안보이고 부서진 철골구조물 때문에 확인이 어렵다.사고전날 내린 비로 물살이 빨라 실종자와 차량 모두가 수색현장에서 상당히 멀리 떠내려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러나 의아한 점은 21일밤 『가족이 타고간 차가 돌아오지 않았다』는 신고접수가 한건도 없다는 점이다.
성수대교 사고를 모르는 국민은 없을 것이므로 만일 가족중 누군가 아침에 차를 타고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면 사고를 당했을 우려 때문에 당연히 신고를 할텐데 그런 신고가 없었다는 것이다. 러시아워 4차선 48m의 도로안에 과연 6대의 차량밖에 없었을까. 그렇다면 불행중 큰 다행이겠지만 과연 그럴지 수색결과를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表載容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