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패션잡지"쎄씨"편집장 李素英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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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우리 여성잡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자신감이 생겼습니다.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전문화.세분화하고 있습니다.독자들도 깊고 상세한 정보를 요구하지요.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뒤처지게 됩니다.잡지도 이제 자기색 깔을 보다 명확히 할 시기지요.』 15만부가 발간 하루만에 다 나가며 독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던 월간 패션잡지『쎄씨』(中央日報社 발행)의 편집장인 이소영(李素英.36)씨.여성지 한 우물을 15년간 판 베테랑이지만 기획 초기만 해도 독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걱정 이 무척 앞섰다고 한다.
마치 목침과 같이 두꺼운 종합여성지들의 위력이 아직 여전한 가운데 20대 초반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패션 전문잡지의 시장성이 얼마나 될지 자신이 없었던 것.그러나 지금은 입장이 정반대다.평소 생각보다 독자들의 수준이 훨씬 높고 또 독자들이 전문성 있는 잡지를 고대해 왔음을 확인했다고 한다.지금보다 훨씬 더 이전에 책이 나왔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의견이다.
李씨는 독자들의 호응을 점쳐볼 수 있는 애독자 카드가 지금까지 무려 5만여통에 달했다고 말한다.
구독자 세명에 한명꼴로 엽서를 보낸 것.많아야 5천여통이었던과거 경험에 비추어 상당히 놀랐다고 고백한다.
李씨는 여성지도 외국과 같이 패션.실내장식.미용등으로 특화돼보다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다.따라서『쎄씨』에는 연예나 가십성 기사는 한건도 싣지 않았다고 한다.
『패션에 관심이 있는 20대초반 여성들로 독자층을 한정한 당초 기획이 일단 주효했다고 봅니다.단편적인 정보전달이 아니라 독자들이 과연 무엇을 알고 싶어하는가를 정확히 분석하고 그들의요구에 맞게 책을 꾸몄지요.기자들도 좀더 새로운 감각으로 책을내기 위해 밤낮을 잊고 뛰어다녔습니다.』 『쎄씨』를 만들면서 李씨가 초점을 맞춘 하나는 독자들의 참여를 넓히는 작업.기자들이 이끄는 잡지가 아니라 독자들에게「우리가 만드는 우리의 잡지」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일이었다.이를 위해 李씨는 기사 소재.
모델.모니터.의상 코디네이터 등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독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다고 한다.
본드로 제본하지 않고 중간에 철심을 넣어 휴대하기 편하도록 한 것도 좋은 반응을 얻는데 큰 도움이 됐고 또 다른 몇몇 잡지들도 곧 따라올 준비를 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朴正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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