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민망하다고? 행복을 주는 비법이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자궁섹스를 통해 조루라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금슬 좋게 살아간다는 부부를 취재하는 일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부인은 쑥스러워하며 한사코 취재를 거부했고, 자궁섹스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하나같이 부정적이었다. 문자와 메일로 괴롭혀가며 삼고초려 끝에 만나자는 약속을 받아내고 부산으로 내려가는 기차에 몸을 실으면서 그들 부부에 대한 상상을 해보았다.
 
섹스리스문제로 여기저기 진통을 앓고 있는 요즘시대 부부 사이에서 비뇨기과 수술이 아닌 섹스의 다른 한 면으로 조루의 문제를 해결한 남편은 얼마나 섹스의 달인일까? 또 한사코 거절하는 부인은 어떤 말을 못 할 사연이 있는 걸까?
 
그러나 우리가 만날 수 있었던 자궁섹스의 주인공 부부는 너무도 순박한 우리네 이웃부부의 모습이었고, 조금도 외설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았기에 오히려 놀라움을 주었다. 40이 넘은 부부임에도 신혼 같은 마음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들 부부는 이 같은 사랑과 서로에 대한 믿음, 그리고 배려는 모두 자궁섹스 덕분이라고 입을 열었다.
 
페니스가 자궁 입구를 부드럽게 자극하는 방법으로 페니스가 휘어지거나 조루인 사람도 다양한 체위변화를 통해 자연스러운 성생활이 가능하고…. 평소에는 민망하기 짝이 없었던 이야기들이 더 이상 야하거나 낯부끄럽게 들리지 않았다. 섹스가 목적이 아닌 행복을 전달하는 수단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탄트라 요가를 통해 섹스리스 문제에 마침표를 찍은 부부, 성도인술을 통해 교통사고 후유증을 극복하고 멀티오르가슴을 느낀다는 40대 후반의 남성 등, 나는 이번 취재를 통해서 섹스가 쾌락을 탐닉하는 목적이 되지 않고 부부간의 사랑을 확인하는 수단이 되었을 때, 또 그 수단을 아주 잘 활용했을 때 가져오는 변화를 직접 귀로 듣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내 와이프을 뺀 나머지 세상 여자들은 다 예뻐.'에서 '이 세상 여자들 중에서 내 마누라가 제일 예쁘다!'로 생각이 확 바뀐 남편들과 '벚꽃이 휘날리면 그 속에서 춤추는 느낌'의 오르가슴으로 몸과 마음이 회춘한다는 아내들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홍희영pd [일간스포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