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순위바뀌고있다>2.전체연구비 절반 상위5개大 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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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 한해 국내 1백31개(교대 제외) 전체 4년제 대학의 교수들이 유치한 연구비 총액은 1천9백64억5천만원.
대학별로는 서울대 4백64억,포항공대 1백84억,연세대 1백8억,한양대 96억,경북대 79억원등 순이다.
전체의 47.4%(9백32억)가 이들 상위 5개대(총액기준)에 집중돼있다.
또 10위까지엔 61.7%(1천2백12억),상위 20개대까지에 78.7%(1천5백47억)가 몰려있었다.
30~40위권 밖으로는 등위가 낮아질수록 거의 연구비 한푼 못 타내는 교수들로 채워진 곳이 많다는 얘기다.
이는 대학별 연구비 총액을 놓고 따진 계산이며 교수1인당 금액을 기준으로 할 경우 광운.부산수산.서강.아주대등 덩치는 작으나 실속있는 대학들이 상위권에 포진하게 된다(이하 분석은 교수1인당 연구비 기준).
◇학문분야별=포항제철이라는 거대기업을 등에 업은데다 이.공계중심의 학문분야,거기에 교수 연구실적 평가를 유달리 엄격히 하는 포항공대가 국내 최고 수준.
전학문 분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서울대는 인문계를 뺀 나머지분야에서 모두 1~3위를 차지,한국을 대표하는 국립대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긴 하나 소위 「新일류대」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있다. 〈표 1,2〉 또 비교적 고르게 2~5위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연세대와 달리 고려.서강.성균관대등 세칭 서울소재일류대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심한 기복과 함께 분야에 따라선두그룹에서 밀려나고 있다.
반면 지방 명문들이 예상밖의 높은 순위를 나타내 기존의 통념을 완전히 깨뜨렸고 일부 대학에선 특정 학문분야에 주력하는 이른바「특성화」가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알 수있다.
인문과 사회과학 분야를 합쳤을 경우 서울대가 9백88만원으로1위였고 2위 연세대(7백73만원),3위 영남대(6백86만원),4위 한양대(4백99만원),5위 경북대(4백73만원)순이었다. 이학및 공학을 합친 부문에서는 포항공대가 1억1백99만원으로 1위,서울대가 7천2백83만원으로 2위였으며,3위 연세대(2천9백71만원),4위 서강대(2천8백24만원),5위 아주대(2천8백11만원)순이었다.
한편 의.약학분야의 경우 대부분 대학에서 연구보다는 진료에 치중하는 소위「임상교수」들이 의대교수 숫자에 대거 포함돼 1인당 연구비의 객관적 산출에 공정성을 기하기 어려워 분석에서 제외했다. ◇지원기관별=교육부(학술진흥재단)의 경우 대학에 직접배정하는 방식의 학술연구비를 90년부터 자유공모제로 전환,대학들이 신청한 기초연구 분야의 연구과제중 우수한 것들을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두 4천35개가 신청돼 이중 심사를 통해 선정된8백17개에 2백60억원이 지원됐다.
계열별 배분비율은 대략 인문사회계 30%,이.공계 70%가 된다. 과기처(과학재단)는 과학기술 분야에 대해 연구의 타당성등을 감안한 공모심사제를 통해 3백84억원을 지원했다.
기업이나 단체.재단.연구소등 외부에서 연구프로젝트등의 형태로지원한「민간」부문은 6백8억원으로 전체 연구비중 가장 큰 부분(31%)을 차지했다.
표3에서 본 작년도 민간지원 연구비 수주액 상위 10개대 순위는 92년도 ▲서울▲포항공▲연세▲아주▲한양▲인하▲부산수산▲성균관▲경북▲고려대 순위와 비교할 때 상당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교육부(학술진흥재단)나 과기처(과학재단)로부터 지원받은 연구비(서울.포항공대 각 1위)는 상위 20개대까지 국.공립대가각각 10개,11개를 차지했다.
반면 민간으로부터의 유치나 자체조성 연구비로 본 상위 20개대에는 국.공립대가 5개,3개여서 대조적이다.
국.공립대의 정부지원 의존도가 사립보다 크게 높음을 알 수있다. 그러나 이들 기관의 연구비 지원대상 심사와 선정은 3천명안팎의 외부 교수들로 구성된 별도의 위원회에서 이뤄지므로 국.
공립에 대한 특혜의 성격은 아니다.
***국제경쟁력 아득 결국 대학자체 연구비 조성등의 여건이 어려운 국.공립대가 이들 기관의 연구비 지원에 더 신경을 쓰고있으며,특히 지방의 경우 국.공립대가 객관적으로 사립보다 연구측면에서 더 나은 경쟁력을 갖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비교=참담한 사실은 서울대를 포함한 전체 대학이 유치한 연구비 총액이 미국 MIT 한 곳의 같은해 연구비 3억4천4백만달러(2천7백52억원)의 70%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영국 임페리얼工大의 2억5천만달러(2천억원)에도 못미쳐 외국 유명대와의 격차가 도대체 얼마나 까마득한 것인지 군말없이 보여주고 있다.
교수 1인당 평균 연구비도 1위인 포항공대(9천4백71만원)가 美하버드大(4억7천만원)의 5분의1, MIT(2억8천만원)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할뿐이다.
물론 이들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초일류 대학이며 우리와는 국가경제 규모,산업화 수준,기업-대학간 산학협동 활성화 정도,대학 연구 여건등이 워낙 큰 차이를 보여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사회의 대학에 대한,또 대학 당국의 교수에 대한 인식도 우리와 다르고 교수들의 직업의식등도 근본적으로 달라 수평적인 비교 자체가 애초 무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도 우리 대학의 초라하기만 한 연구 여건을합당화시킬 수 없으며 그같은 차이가 국가경쟁력의 차이인 것만은분명하다.
〈金錫顯기자〉 도움말:연세대 박한규(朴漢奎)교수(前연구처장.
전파공학) 한국학술진흥재단 이상근(李相根)연구관리부장 한국과학재단 김목희(金穆熙)연구부장외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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