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감재배 농민들이 둥시를 깎아 길게 줄에 매달아 말리는 등 곶감 만들기에 바쁘다. [상주시 제공]
모양과 특징이 다른 만큼 가공 방향도 딴판이다. 상주는 대부분 곶감을 만들고, 청도는 홍시·감말랭이·반건시(곶감과 홍시의 중간)·아이스홍시 등 다양하게 가공한다.
최근 상주시는 곶감 발효유와 음식 개발, 고급 곶감 수출, 브랜드 개발을 추진한다. 이에 비해 청도는 새 가공 기술 보급과 감초콜릿, 감 화장품, 감물 염색제품 생산 같은 ‘감 가공품 명품화’에 나서고 있다. 감 테마공원과 전시체험장 같은 관광시설도 앞다퉈 조성한다. 감 산업이 끝 모르게 진화하고 있다.
◆고급 곶감 첫 수출=상주시 시장개척단은 국내에 밀려드는 중국 곶감에 맞서 고급 곶감을 중국에 수출키로 하고 5일 200박스(5000만 원 상당)를 첫 선적했다. 상하이 최대의 한국 식품 매장인 ‘글로리아 할인몰’에서 판매를 시작한 것이다. 시는 미국·일본 수출 길도 뚫고 있다.
시는 또 다른 곶감과의 차별화를 위해 상주 것이 아닌데도 포장지에 상주곶감이란 용어를 쓰면 형사 고발해 처벌할 수 있게 산림청에 ‘지리적 표시’ 등록을 마쳤다.
청도 감재배 농가에선 반시를 깎아 4조각으로 쪼개 말리는 감말랭이 만들기가 한창이다.[청도군 제공]
또 지난해 숙명여대 산업협력단에 의뢰해 곶감 발효우유를 개발해 대기업과 대량 생산을 협의 중이다. 곶감박물관과 쇼핑몰을 갖춘 곶감 홈페이지도 만들어 다음달 공개한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외남면 소은리 일대 10㎡에 100억 원을 들여 2011년까지 곶감 테마공원을 만든다. 이곳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곶감’ 동화길과 담력코스, 만화·애니메이션 동산, 둥시 탐방로, 곶감 체험장 등을 만든다.
◆반시는 말랭이로=청도군은 지난해 감의 떫은 맛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해 본격 보급하고 있다. 감을 깎아 짧은 기간에 말리더라도 떫은 맛을 없애 단맛을 높이고 색깔을 좋게 해 감말랭이와 반건시의 상품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청도군은 농가에 감 깎는 기계와 건조기·저장시설 설치비를 수백만~1억 원씩 지원하고 있다. 즙이 많은 반시의 홍수 출하에 따른 가격 폭락을 막기 위해 가공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반시는 연간 2만6000t이 생산되지만 이 중 21%(2006년 기준)만 가공된다.
또 농민들에게 매주 목요일 4시간씩 10개월 간 감 재배·가공을 가르치는 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이미 80명이 졸업했고 40명이 교육 받고 있다.
가공품 중 감 와인은 5일 미국 뉴욕 매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에서 한국의 문화관광을 알리는 국제행사에서 건배주로 채택돼 세계화 대열에 뛰어들었다.
군은 반시 화장품과 초콜릿·감식초 업체엔 연구개발비 등을 지원 중이다. 이 중 ㈜바이오젠코스텍은 감 성분을 추출하는 특허를 얻어 이 추출물로 스킨로션·영양크림 등 화장품 9종을 만들어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대구 동주실업은 감말랭이에 초콜릿을 입히고, 청도 감초롱상사는 감 분말을 초콜릿에 버무린 반시 초콜릿을 만들어 수능시험일 전후 본격 판매에 나선다. 매전면 지전리 옛 중남초교는 다음달 반시 전시·체험장으로 문을 연다.
황선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