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 몽상가의 女子論"저자柳舜夏씨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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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본업이 소설가인데 어떻게 여성문제에 대한 책을 내게 됐나.
▲여자의 일생을 소재로 한 소설을 쓰기 위해 여성관련 책들을읽다가 뭔가 발언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사석에서 만나면여성운동에 불만을 털어놓는 사람들이 막상 공개적으로는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는 경우를 여러번 봤다.누가 악 역을 맡고 싶어하겠는가.
-여성운동가들의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하며 비판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내가 주장하는 논지를 증명하다보니 자연 구체적인 사례들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여성계에서도 내 주장을 감정적으로 거부하지 않는다면 부분적으로 납득하리라고 본다.
-여성운동의 행태에 대해 주로 비판을 해서 여성운동의 주변적인 것에 지나친 비판을 한게 아니냐는 반박도 있을법 한데….
▲이 책에서 하고 있는 비판의 대전제는 여자의 인간적.사회적입지가 현재와 같아서는 여자는 물론 남자도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다는 것이다.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여자의 지위는 반드시 현재보다 나아져야 한다고 본다.여기에서 주장 하는 것은 그목적을 성취하고자 하는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이다.우리나라 여성운동의 방법론은 미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남자가 바람피우니평등하게 여자도 바람피워야 한다는 식은 곤란하다.남자의 성문화가 개선돼야할 사항이지 여자가 따 라가야 할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남자와 똑같이 되는 것이 평등이라는 그런 조급증은 여성해방에 앞서 가족공동체의 붕괴만을 가져올 뿐이다.
-이 책에서 새로운 여성운동의 방법으로 제시된 것은『결혼할때부유한 남자를 기웃거리는 노예적 태도를 버려라』등 주로 개인적인 차원에서 할수 있는 것들이다.사회적인 운동의 차원에서 여성해방운동은 불가능하다고 보는가.
▲그렇지 않다.새로운 방법이 어떤 것이든 간에 우리 사회의 인문적 현상에 대한 인식 위에서 운동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기존의 방법론을 버리고 새로운 방향을 수립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것으로 본다.여성운동에 대한 넓고 활발 한 논의가 이 시간을 단축시키지 않을까 싶다.
〈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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