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토론방] 의제: 본 의회는 이라크 파병을 연장할 것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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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이수아(서울 중화중 3)

이라크 파병 연장 방침에 대해 찬성한다.

먼저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의 정식명칭은 ‘이라크 평화 재건 사단’으로서, 이라크의 평화와 재건 사업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자이툰 부대는 미국처럼 전투병이 아닌 치안 유지 부대이므로 이라크에서도 신뢰도 높은 한국군이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더 남아서 활동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둘째,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가 앞당겨지게 된다.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따라서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데 미국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파병연장으로 한·미 우호관계를 유지해야 할 시점이다. 셋째,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자이툰 부대가 이라크에 주둔하여 한국 기업의 진출 여건을 보장할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국군이 철수한다면 그간의 성과가 물거품이 된다. 자이툰 부대의 평화와 재건 활동은 우리의 에너지 공급원인 중동지역의 정세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으므로 우리에게 많은 이익이 되는 이라크 파병 연장을 찬성한다.

반대/안정윤(서울 중화중3)

나는 우리나라에 명분과 실익 모두 없는 이라크 파병 연장을 반대한다 .
첫째,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을 그런 위험한 곳으로 보낼 수는 없다. 이라크는 약 4만 명이 이미 미국의 침략으로 죽었다. 그중에는 어린아이를 포함한 노약자들도 있으며 미국 역시 1800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이렇게 하루도 안전할 날이 없는 위험한 사지로 우리의 젊은이들을 보낼 수는 없다. 또한 이 전쟁은 명분 없는 전쟁이다. 이런 의미 없는 전쟁에 우리 젊은이들을 희생시킬 수는 없다.

둘째, 정부는 분명 인터뷰에서 올해 말까지 철군을 시키고 그 계획서를 6월까지 제출하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이제 와서 연장을 하겠다는 것은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회와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하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우리는 분명 국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나라와의 우호관계가 아닌 국민의 생명과 안전임을 명심해야 한다. 나는 우리나라의 피와 땀으로 미국의 요구에 응하려는 이번 연장에 반대한다.

총평

이수아 학생은 세 가지 독립적인 논거들을 잘 정리했다. 하지만 다음 두 가지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 첫째, 각 논거의 주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 둘째 논거는 ‘미국과의 우호 관계’가 요점인지 ‘한반도의 평화’가 요점인지 불분명하다. ‘한반도의 평화’라면 이라크 파병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므로 구체적으로 상관관계를 제시했어야 한다.

‘미국과의 우호관계’라면 역시 이를 통해 취할 수 있는 (‘한반도의 평화’를 포함한) 이득과의 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둘째, 각 논거를 언급할 때는 짤막하게 취지를 설명하는 표현이 있으면 좋다. 마지막 논거로 ‘경제적 이익의 창출’을 직접 언급했듯 앞의 두 논거들도 ‘이라크의 국민이 원한다’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등 직접적으로 논지를 제시했더라면 좋았겠다.

안정윤 학생은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한 점은 훌륭하지만 내용을 조직하는 방법을 다듬어야겠다. 첫 문장에서 ‘명분과 실익이 없다’고 못 박았기 때문에 본문에서도 ‘명분’과 ‘실익’의 부재를 중심으로 다뤄야 한다. 하지만 실제 글을 보면 그렇지 않다.

본문의 첫째 문단은 ‘위험성’에 초점을 맞추고 끝 부분에 잠시 ‘명분’이 없다는 주장이 등장한다. 다음 문단에서도 ‘실익’이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①서론에서 언급한 ‘명분’과 ‘실익’에 대해 본문에서 직접적으로 다루든지 ② ‘위험성’과 ‘약속 이행’이 ‘명분’과 ‘실익’에 어떻게 해당 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든지 ③서론에서 ‘위험성’과 ‘약속 이행’을 직접적으로 언급한다면 좀 더 논리적이고 질서정연하게 글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조슈아 박 <한국토론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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