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MVP 김재현 … 훈련으로 부상 극복 고비마다 해결사 역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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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김재현이 MVP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나뭇잎이 붉게 물드는 가을이면 이 남자의 가을도 붉게 타오른다. ‘가을 남자’ 김재현(32).

 1994년 신일고 졸업 후 LG에 입단한 김재현은 그해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 축이었다. 2002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때는 아픈 다리를 끌며 부상투혼을 발휘, ‘아름다운 패자’의 모습을 연출한 주인공이기도 했다. 그리고 2007년 가을. SK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기자단 투표에서 71표 중 65표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상금 1000만원.

 김재현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348(23타수 8안타), 2홈런, 4타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29일 6차전에서는 1회 좌전안타로 첫 안타를 쳐낸 뒤 2-0으로 앞선 3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5차전 8회 결승 3루타, 4차전 1회 선제 2루타에 이은 결승 득점과 5회 쐐기 솔로 홈런, 3차전 1회 결승 2루타 등 파죽의 4연승 뒤엔 당당히 김재현이 버티고 있다.

 ‘꽃미남’ 신인에서 입단 14년차의 베테랑이 된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것은 그의 진지한 눈빛이다. 김성근 SK 감독도 “한국시리즈 이전부터 김재현이 아주 진지했다. 쉬는 날도 자진해서 훈련하러 나오더라. 그를 써야겠다고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2002년 시즌 후 고관절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뒤 부진을 거듭한 그는 2004년 시즌 이후 SK로 트레이드됐다. 올해도 시즌타율이 0.196에 그쳐 후배에게 밀렸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처럼 베테랑의 경험이 필요한 순간 자신의 역할이 있으리라 믿고 착실히 준비한 그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인천=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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