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대입 내신 위주 선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교육혁신위원회가 2008학년도 대입부터 수능시험 비중을 낮추고 교사의 학생 평가 비중을 높여 내신 위주로 선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혁신위는 5일 "대학입시에 종속된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2008학년도 대입부터는 내신 중심으로 선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혁신위는 현재 전문위원 회의를 통해 세부사항을 놓고 토론을 벌이고 있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 8월까지 대입 개혁안을 마련할 계획이며, 교육인적자원부와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내신이 중요해진다=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학생에 대한 교사의 평가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게 혁신위 측의 판단이다.

교사에게 평가권을 부여한다는 것은 현행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성적 비중뿐 아니라 행동발달상황 등을 평가하는 비교과 영역의 비중을 높인다는 의미다.

혁신위는 이에 따라 학업평가 위주의 현행 학교생활기록부에 학생의 자질이나 능력에 대한 교사의 평가서를 포함시키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혁신위 관계자는 "공교육 실패의 원인이 학교 교사의 평가보다는 수능이나 경시대회 등 외부 평가를 더 중요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병영(安秉永)교육부총리도 지난 2일 "2008학년도부터 내신 중심으로 간다"고 밝힌 적이 있다. 혁신위 안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또 최근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자문회의가 2008학년도 입시부터 이공계에 한해 수능이 아니라 대학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수학.과학 시험으로 선발하는 방안을 제기한 적이 있다. 이래 저래 수능의 비중은 낮아질 전망이다.

◇문제는 없나=지금까지 대학으로부터 그나마 공정한 잣대로 인정받아온 수능을 2008학년도 이후 어떻게 반영할지 명확하지 않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은 폐지하지 않는다"며 "대학은 현재처럼 자율적으로 수능 반영 비율을 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고교마다 내신 부풀리기가 만연돼 있는 데다 학생에 대한 교사 평가의 객관성을 보장하기도 어려운 문제가 있다. 극성 학부모들의 '치맛바람'을 부추길 가능성도 크다.

내신 비중을 갑자기 높일 경우 반발도 예상된다. 무엇보다 교육부가 또 대입 제도를 손대느냐는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

이에 대해 혁신위 이재강 상임전문위원은 "대입제도의 변경은 전 국민의 관심사인 만큼 신중한 검토와 의견 수렴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홍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