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기쁨찾자>장기기증 전남통계사무소 손홍식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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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한 공무원이 만성신장질환에 시달리는 이웃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신장을 내놓았다.
『헌혈이나 장기기증을 애타게 바라는 환자.가족들을 도와주는 것이 얼마나 보람된 일이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일임을 많은 사람들이 인식했으면 싶습니다.』 통계청 전남통계사무소 직원 孫洪植씨(45.광주시북구동림동유일가든107동1506호)는 수술후 병실에 누워 우리 국민들의 이웃사랑이「당연한일」로 확산되길 간절히 바랐다.
孫씨는 中央日報가 범국민적으로 펼치고 있는「사랑의 신장기증 릴레이」에 동참,지난달 28일 자신의 한쪽 신장을 기꺼이 떼내신부전증으로 고생하는 이웃에게 기증했다.
2남1녀의 가장이며 바쁜 일상을 보내는 공무원인 孫씨가 생명을 나누는 보람찬 일을 결심하게된 것은 연이은 교통사고를 당했으나 별 탈없이 살아난「하늘의 도움」에 대한 보은.
그는 90년4월 출근길에 횡단보도를 건너다 과속으로 질주한 택시에 부딪쳤으나 들고있던 손가방 덕분에 상처 하나 없이 일어났으며 또 그해 12월에도 자신이 운전하던 승용차가 충돌사고를일으켰지만 가벼운 타박상만 입고 무사했다는 것이 다.
두번의 교통사고가 장기기증을 결심하게된 배경이라면 그동안 꾸준히 남을 위해 봉사해온 孫씨의 경력이 실천으로 옮기게 한 동기다. 孫씨는 11년전부터 두달에 한번씩 헌혈을 해오고 있으며현재 헌혈홍보를 위한 자원봉사기관인 대한적십자사 혈액원봉사회 회장을 맡고있는등 꾸준히 남을 도와왔기 때문에 이번 신장기증도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그러나「멀쩡한 사람」이 장기를 떼낸다는 사실이 아직 우리사회에서는 쉽게 용인되지않아 주변 사람들은 물론 가족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처음 신장을 떼주겠다고 했을때 가족회의를 거쳤음에도 남편을바라보는 아내의 거센 반대가 있었다』는 孫씨는『헌혈홍보활동을 하면서 데리고다닌 막내 制憲(13.중1년)이가 가족들을 설득했다』며 결코 쉽지않았던 기증당시를 회고했다.
한편 孫씨의 신장을 이식받은 金東均씨(37.전남순천시조례동)는 현재 전남대병원 무균실에서 회복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열흘후쯤 신부전증 환자들이 겪는 지긋지긋한 복막투석치료를 털고 孫씨와 감동의 해후를 할 예정.孫씨는『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은물질로 남을 도와줄 수 있고 건강한 몸을 지닌 사람은 육체로 도와줄수 있는것 아니냐』며 中央日報의 자원봉사캠페인에 많은 시민이 동참하길 바랐다.
[光州=具斗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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