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까지 같은 학교 … 군생활 함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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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쌍둥이가 어떻게 똑같은 길을 걸었을까.”

영양경찰서에 근무하는 김선종·후종(26) 형제를 두고 하는 얘기다. 이들은 1981년 10월 27일생으로 형 선종 씨가 10시간 먼저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 어머니(52)는 선종 씨를 낳고도 배가 계속 아파 병원에서 확인한 뒤 동생 후종 씨를 낳았다.

이들은 외모와 성격이 제각각이다. 형은 얼굴이 뾰족한 편이지만 동생은 네모나 있다. 또형은 차분한 반면 동생은 활달하다. 이 때문에 이들을 쌍둥이라고 믿지 않는다. 선·후배 경찰도 처음엔 쌍둥이라고 믿지 않았다고 한다.

고교 땐 친구들이 등하교를 같이 하는 걸 보고 “너희는 왜 그렇게 붙어 다니냐”고 물었고 ‘쌍둥이’라고 하자 모두 “거짓말”이라며 믿지 않았다. 둘은 주민등록증을 꺼내 같은 곳에 살며 생년월일이 같은 사실을 알려 줘야 했다.

더구나 이들이 지금까지 같은 길을 걷고 있다면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이들은 초·중·고 12년을 같은 학교에, 대학도 안동과학대학 경호경찰과를 졸업했다. 심지어 같은 날 입대해 강원도의 한 통신부대에서 같이 지냈다. 제대한 뒤 둘은 안동에서 같이 경찰시험을 준비했고, 2005년 12월 동시 합격했다.

이들이 2006년 11월 첫 배치된 곳은 고향 영양경찰서로 형은 수비파출소, 동생은 청기파출소서 일했다. 부모가 있는 입암면에서 출퇴근했다. 올 3월 인사로 이들은 다시 영양지구대에 같이 근무하고 있다. 경찰서장이 배려한 덕분이다. 이곳에서 형은 1팀,동생은 2팀으로 근무교대를 한다.

영양지구대 선임 손주은(30) 순경은 “모습과 성격은 다르지만 일 잘하는 걸 보면 쌍둥이가 맞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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