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남북문제 무지 … 철학 빈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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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가 17일 개성공단을 방문해 직접 재봉작업을 해보고 있다. [개성=조용철 기자]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가 17일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전날 평화시장 방문에 '20 대 80'의 양극화 전략이 깔렸다면 이날 행사는 '냉전 대 평화'의 대결구도를 부각하려는 의도가 있다.

북측은 예정에 없던 의전 차량까지 제공하며 정 후보를 환대했다.

4개월 만에 처음으로 개성 시내 관광을 허용하는 파격도 보였다.

북측의 주동찬 개성공업지구 지도총국장은 정 후보에게 "남측에선 '개성 동영'이라고 하지만 여기서는 '동영 공단'이라고 합네다. 정 선생 소문이 많이 나있습네다"라고 치켜세웠다.

정 후보가 농담조로 "개성에서 표를 찍어주면 될 텐데요"라고 말하자 주 총국장은 "아이, 지금 잘나가지 않습네까"라고 화답했다.

북측 일부 인사는 취재진에게 "정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된 것이냐. 지지율이 얼마나 올랐냐"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정 후보는 공단관리위원회에서 추후 사업진행 계획을 브리핑받고 배.정수시설을 시찰한 데 이어 의류업체 공장을 방문, 현장을 살펴 봤다.

정 후보는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2차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은 조속히 국회의 지지 결의와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이 같은 남북의 평화와 공영이 걸려 있는 문제에 대해 이명박 후보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회담을 열어 견해를 듣고 싶다"고 제안했다.

특히 그는 "만의 하나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2차 정상회담의 성과는 계승돼야 한다"며 "국민의 70% 이상이 지지하는 상황인 만큼 신당.한나라당.민주당.민주노동당 모든 정당이 참여해 국회가 지지결의를 하고 동의절차를 밟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발언 요지.

"이명박 후보에게 남북관.경제관에 대해 밤샘 TV토론을 열자고 제안했지만 아직까지 대답이 없는데 다시 한 번 답변을 촉구한다. 이 후보가 정상회담 합의 이행에 대해 답변이 곤란하다고 말하고 있는데,이는 이 후보의 남북문제에 대한 무지와 철학의 빈곤을 드러낸 것이다."

김정하 기자 ,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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