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을달린다>이동통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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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휴가철에는 자동차.도로등 교통수단만 몸살을 앓는 것이 아니다.움직이는 사무실의 주역 이동통신도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피서인파의 손발 역할을 하느라 숨이 가쁘다.
국도와 고속도로변엔 교통체증에 비례해 일시에 늘어나는 이동전화와 삐삐의 원만한 소통을 위해 한국이동통신등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동해로 가는 국도변의 백담.신남.화양강휴게소등 험한 산악지형으로 인해 이동통신용 전파가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지역에는 「이동통신기지국」이라 불리는 대당 5억원상당의 첨단장비를 갖춘 버스 20여대가 출동해 있다.
이동통신기지국은 「움직이는 전화국」이라 할 수 있다.대규모 행사나 휴가때와 같은 사람과 차량 이동이 많을 때면 한몫을 단단히 한다.이동전화와 삐삐 통화량이 폭주하는 지역을 찾아 다니며 소통을 책임지는 해결사 노릇을 하는 것이다.
柳尙秀한국이동통신서울지사장은『휴가철 비상소통을 위해 전국 각지의 이동통신 영업관계자들이 24시간 비상근무에 나서 이용자의불편해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다.이동통신의 수요는 휴가철과 무관하게 최근 급증하고 있다.
전국 이동전화 가입자는 7월말 현재 74만명,무선호출은 4백52만명(지방사업자의 가입자 포함)에 이르고 있다.지난해말에 비해 이동전화는 무려 60%,무선호출은 1백%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올해말 이동전화는 95만명,무선호출은 5백 7만명을 웃돌 것으로 전문기관들은 예측하고 있다.특히 올들어 무서운 기세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동통신은 급증하는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올해에만 무려 4천28억원을 신규시설에 투자하고 있다.당초 1천8백95억원 규모의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2천1백33억원을 지난7월 추가로 긴급 편성한 것이다.
여기에 제2사업자로 선정된 신세기통신도 96년1월까지 시설투자에 5천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체신부 관계자는『그러나 시설만 늘린다고 폭증하는 이동전화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전파 부족의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말하고 96년 이후부터 디지털 이동전화및 개인휴대통신(PCS).위성이동통신등 다양한 이동통신서비스가 보급돼 이같은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디지털 이동전화장비는 이미 개발이 시작돼 96년부터는 신세기통신과 한국이동통신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현재 사용하는 이동전화기기보다 가입자를최고 20배정도 많이 수용할 수 있는 이 장비는 이동통신용 전파 부족에 어느정도 숨통을 트이게 할 전망이다.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보다는 보행자 위주의 이동통신인 개인휴대통신은 세계적으로 기술개발과 시험서비스가 한창인 차세대 이동통신 수단.궁극적으로 현재의 이동전화.삐삐등이 이 서비스에 통합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보다 20배이상 수용 한국통신은 이 서비스의 전단계인 발신전용이동전화(CT2)를 올해말 서울 여의도에서 시범적으로 운용할 계획으로 있다.안방에서는 무선전화기,밖에 들고 나오면 공중전화처럼 발신만 할 수 있는 이동전화다.
그런가하면 90년대 말부터는 세계적인 위성이동통신망인 이리듐.글로벌스타등이 우리나라 상공을 포함,전세계에 서비스를 시작할예정이다.
20세기가 가기전에 이동통신은 일반전화처럼 없어서는 안될 전천후 통신수단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물론 그때 쯤이면이동통신의 소통도 명절.휴가철의 교통지옥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사회문제의 하나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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