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후보 단일화 않고 독자출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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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대선후보 최 측근인사가 범여권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 독자 출마 수순밟기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이 인사는 정 후보 출신 지역구인 전북 전주 덕진지역을 승계(?)한 소위 '오른팔 인사'로, 정 후보의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는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점에서 발언의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동영 전북선대위 공동위원장직을 맞고 있는 국회 채수찬 의원은 16일 오후 전북도청 브리핑룸에서 후보 단일화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벌써 정동영, 이명박 1대1 구도가 만들어졌다"며 "시간적으로 두 달 남은 대선에 올인을 해야한다"는 말로 즉답을 회피했다.

채 의원은 그러나 "민주당이 아직 후보도 정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문국현씨는 후보가 아니다"며 "아직 후보들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 단일화라는 말 자체는 성립이 안된다"고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채 의원은 또 "범여권 민주세력들을 통합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상식적으로 대선이 두 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분들과 경선 룰을 정하고 기준을 설정하고 하는 게 쉽지 않은 문제"라고 언급했다.

특히 회견 도중 "1대1구도가 만들어졌고, 이명박 후보와 싸워 나갈 것이며 그 과정에서 이분들(범여권 대선후보)을 흡수해 나갈 것"이라고 '흡수'라는 단어를 썼다 적절치 않은 표현이라며 이후 '통합'이라는 말로 바꿔 써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140여명의 거대 제1당이 후보(정동영)를 이미 만들어 놓았다"며 "이제는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시간을 대선에 투자해야 한다"고 후보 단일화에 대한 우회적 입장을 표명했다.

후보 단일화에 대한 채 의원의 우회적 발언을 두고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정 후보가 가시밭길로 비유되는 경선을 또다시 치를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듯 하다"며 "정 후보가 혹 독자출마를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반문했다.

채 의원은 이와 함께 대선 선대위 조직 정비와 관련, "손학규, 이해찬 등 여러 캠프에서 일했던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낮은 투표율 등으로 흥행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채 의원은 "당을 만든 지 얼마 안되다 보니 경선과정에서 기준도 바뀌고 그 어느 선거보다 특별히 뜨거웠던 것 같다"면서도 "이것이 정당의 에너지이기도 하다. 그간 생긴 모든 문제는 정리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원 논란과 관련, "결코 무리한 선거, 부끄러운 선거는 하지 않았다고 본다"며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정 후보를 지지하는 등 깨끗한 대선 캠프를 꾸려왔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전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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