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보궐선거 승리한 야당 향후전략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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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8.2補選의 승패가 분명해진 2일 밤 마포 민주당사에서는 샴페인이 터졌다.한강을 건너 위치한 여의도 신민당사에서도 박수와환호가 터졌다.두 野黨의 이같은 모습에서는 기쁨과 안도가 느껴진다. 民主黨은 우선 불모지였던 영남에서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지난 명주.양양 補選에서 강원지역 당선자를 배출한 것과 묶어호남당을 탈피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民主黨이 이번 補選에서 공천자를 선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야 했을 정도로 이 지역이 취약지였던 것은 분명했던 만큼 나름대로는 충분히 이 같은 의미를 부여할만 하다고 하겠다.
李基澤대표를 비롯한 民主黨 主流는 또한 전력을 기울인 慶州에서의 승리로 당내입지가 크게 강화됐다.만일 李대표가 지난 총무경선에 이어 이번에도 패했다면 民主黨에는 전당대회 소집등을 통한 지도부 개편 주장이 더욱 거세어졌을 것이다.반 면 金相賢고문등을 대표로 하는 非主流는 主流의 상승세와 金고문의 검찰소환등이 겹쳐 기세가 위축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세지역의 표차이에서 알 수 있듯이 民主黨이 기대했던 慶州는 가장 혼전지역.民主黨이 의석을 얻지 못하고 民自 2,新民 1勝의 결과가 나타났다면 民主黨은 크게 어려운 입장에 처했을 것이다.民主黨은 이번 승리로 정기국회를 전 후한 가을 정국에서 목소리를 높일 생각이다.
新民黨도 목표를 1백% 달성했다.新民黨은 이번 승리로 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새로운 추진력을 확보하게 됐다.벌써부터 新民黨은 9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전후해 교섭단체 구성을 성사시키겠다며 무소속 영입노력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 다.新民黨은이번 補選을 民自-民主의 양당구도에 新民이 가세하는 3당구도로정국을 개편하는 계기로 삼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물론 大邱 壽城甲선거가 朴哲彦前의원과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에대해 朴前의원의 지역구민들이 내린 판정일 뿐이라는 주장도 있다.그래도 大邱선거 결과는 金泳三정부 출범후 개혁과 사정의 대상이 되었던 舊기득권층 인사들에게「희망」을 가지게 했다.
新民黨의 교섭단체 구성 노력과 맞물려 與野에 널리 분포돼 있는 舊기득권 인사들의 암중모색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民主.新民 두당 모두가 만족하고 있는 이번 선거 결과는 그러나 야권통합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앞으로도 4석을 더확보해야 하는 新民黨의 교섭단체 구성노력이 결실을 거둘지는 미지수이나 아무튼 新民黨은 자력으로 지방자치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됐다.
民主黨은 이에 반해 야당통합노력을 계속할 뜻임을 분명히 하고있다.그러나 영남과 중부권등 기존의 약세지역에서 의석을 배출한것을 계기로 굳이 합당을 하지 않더라도 이 지역에서 해볼만 하다는 주장이,특히 이지역 지구당위원장등을 중심 으로 대두될 것이다. 民主.新民 두당의 이같은 好調가 그러나 스스로 잘해서라기보다는 우루과이 라운드(UR),朴前의원의 의원직 상실,民自黨의 여성공천등 최근의 정치상황 또는 여권의 전략실패에 원인이 있었음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단기적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인정국주도권 확보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야당,특히 民主黨에 대해 이번 선거결과를 그동안의노력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새롭게 시작하는 계기로 인식해야 할것이라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金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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