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나가서 900원 쓸 때 외국인 한국서 300원 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휴가철 해외여행객과 방학을 맞은 학생들의 어학연수가 급증하면서 8월 여행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이나 외국 학생들이 국내에서 쓴 돈은 내국인이 해외에서 지출한 금액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중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8월의 여행수지 적자는 전달보다 4000만 달러가 늘어난 15억9000만 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8월까지의 여행수지 적자는 104억2000만 달러로 8개월 만에 적자 규모가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적자가 늘어난 것은 휴가철 해외여행객과 해외 유학.연수에 따른 송금이 많았기 때문이다. 8월 한 달간 해외여행 경비로 15억2000만 달러, 유학.연수비로는 5억9000만 달러가 해외로 지급됐다. 반면 외국 여행객들이 국내에서 쓴 경비는 5억1800만 달러로 지출액의 3분의 1도 안 됐다. 또 외국 유학.연수생들이 국내에서 송금받은 돈도 720만 달러에 불과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관광, 유학 인프라가 외국만큼 갖춰지지 않아 여행수지의 적자 규모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장 이용료, 호텔비 등 여행 비용에서도 국내가 해외여행에 비해 경쟁력을 갖지 못한 것도 해외여행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무역을 포함한 상품수지는 전달보다 1억 달러가 줄어든 29억4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이처럼 여행수지 등 서비스수지의 적자폭이 커지고 상품수지 흑자는 소폭 줄면서 8월 경상수지 흑자는 전월보다 대폭 줄어든 6억1000만 달러에 그쳤다. 하지만 경상수지가 5월 이후 넉 달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감에 따라 1~8월 경상수지는 5억3000만 달러 흑자로 반전됐다.

김준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