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 삼성화재 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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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007 KOVO(한국배구연맹)컵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와 LIG손해보험의 경기가 열린 30일 마산실내체육관. 세트스코어 1-2로 뒤진 LIG손보 박기원 감독은 4세트에 들어가기 전 선수들에게 “목적타 서브 대신 강서브를 넣어라. 굳이 목적타 서브를 넣겠다면 길게 넣어라”고 지시했다.

 2, 3세트에 각각 20점도 뽑지 못했던 LIG손보는 4세트를 25-22로 가져가며 5세트까지 몰고 갔고, 이경수의 후위 공격이 폭발하면서 짜릿한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탈리아와 이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다 27년 만에 귀국한 박 감독의 복귀 첫승이었다. 예전과 달라진 LIG손보의 힘은 자신감이었고, 그 자신감을 가능하게 한 것은 과학적인 전력 분석이었다.

 이탈리아 출신 경기분석관 파울로는 관중석에서 삼성화재의 플레이 패턴을 세밀히 분석한 뒤 무전기로 박 감독에게 전했다. 파울로가 지적한 2, 3세트 패인은 삼성화재의 정확한 서브 리시브와 세트 플레이였고,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서브 패턴을 바꾸도록 한 것이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 역시 4세트 이후 LIG손보의 서브를 제대로 받아내지 못한 것을 역전패의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시즌 3위팀 대한항공이 전날 외국인 선수 없이도 우승팀 현대캐피탈을 3-0으로 완파한 데 이어, 프로팀 최하위 LIG손보가 삼성화재를 잡으면서 올 시즌 남자부 판도는 섣불리 예상하기 어렵게 됐다.

마산=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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