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GP 총기 난사 북한군 공격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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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005년 6월 경기도 연천군 전방관측소(GP) 총기 난사 사고로 숨진 장병들의 유가족들은 28일 "당시 사건은 김동민 일병의 범행이 아니라 북한군의 공격을 받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GP 옥상 등에서 작전을 수행하다 북한의 로켓추진수류탄(RPG-7) 9발의 공격을 받아 8명의 군인이 사망한 사건을 국방부가 가짜 범인을 내세워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방부가 내무실 사고로 위장하기 위해 총탄흔과 혈흔을 조작했다"며 "전문가들은 사상자의 상처가 총이나 수류탄이 아닌 파편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희생된 고(故) 조정웅 상병의 아버지인 조두하(51)씨는 "조작된 수사 내용과 증거물에 대한 재검증을 요구한다"며 "조속한 진실규명을 위해 당시 작전에 투입됐던 지휘관들의 양심선언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사형을 선고받은 김 일병의 아버지는 "아들이 유가족들의 조사 내용을 듣고서도 자신의 범행이 맞다고 말하고 있다"며 "증거도 목격자도 없는 상황에서 아들이 왜 범행을 인정하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미 여러 차례 검증을 통해 결론이 났고 김 일병도 범행 동기를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수류탄과 총격으로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GP의 오인 보고가 있었지만 조사 과정에서 모두 해명됐다"고 밝혔다.

송지혜 기자

◆연천군 GP 총기 난사 사고=2005년 6월 19일 새벽 경기도 연천군 비무장지대(DMZ) 안 육군 전방관측소(GP)에서 일어난 사고. 당시 김동민 일병이 내무반에서 자던 부대 동료들에게 소총 44발을 쏘고 수류탄 1발을 던져 병사 8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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