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페달’ 랜디스 챔프 박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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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난해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 일주 도로사이클) 우승자인 플로이드 랜디스(미국·사진)가 금지약물 복용 판정을 받았다. 투르 드 프랑스 105년 역사에서 우승자가 도핑에 걸린 적은 처음이다. 프랑스는 물론 미국에서도 난리가 났다.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 말리부에 설치된 랜디스 도핑 의혹 심판위원회는 4개월간의 청문회와 조사를 거쳐 21일(한국시간) “랜디스가 금지약물인 합성 테스토스테론을 사용했다는 테스트 결과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랜디스는 한 달 내에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할 수 있으나 항소를 포기하면 타이틀 박탈과 함께 2년간 출장정지(올 1월 1일로 소급 적용) 처분이 확정된다. 우승 타이틀은 2위 오스카 페레이로(스페인)에게 넘어간다. 판정이 나온 직후 미국반도핑기구(USADA)는 “모든 깨끗한 운동선수들과 공정하고 정직한 경쟁을 중요시하는 모든 이의 승리”라고 환영했다. 투르 드 프랑스를 주관하는 국제사이클연맹(UCI)은 “규정에 따라 랜디스를 기록에서 삭제하겠다. 오스카 페레이로가 새 챔피언”이라고 발표했다.

 랜디스는 자신의 법률팀을 통해 “이번 결정으로 사이클선수를 포함한 모든 운동선수가 타격을 입는다. 나는 결백하고 우리는 결백을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랜디스는 지난해 89시간39분30초의 기록으로 페레이로를 57초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2003년 산악도로 훈련 중 넘어져 오른쪽 넓적다리뼈를 크게 다친 랜디스는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고관절이 썩어가는 골괴사증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까지 미룬 채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 ‘제2의 랜스 암스트롱’ 소리까지 들었다. 랜디스는 하지만 제17 구간 직후 실시된 1차 도핑 테스트에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기준치보다 높게 나왔고, 2차 테스트에서도 양성 반응을 보여 ‘추악한 챔피언’으로 전락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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