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검정합격 고교 역사교과서 남경학살 숫자 수정/일 문부성 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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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이석구특파원】 일 문부성이 내년부터 사용되는 고교 일본사교과서에 대해 일단 검정합격 판정을 내리고 난뒤 남경대학살부분 가운데 학살숫자를 스스로 수정하는 형식으로 고치게 한 사실이 밝혀졌다.
문제가 된 부분은 A사의 교과서에 나오는 당시 남경 진주 사단장 나카지마(중도금조오)의 일기에 근거를 둔 희생자 숫자다. 이 교과서는 『사사키(좌좌목) 부대만으로 처리한 것이 1만5천명,태평문에 있던 수비 1중대가 처리한 것이 약 1천3백명,기산학문 부근에 집결한 약 7천∼8천명 등…. 이 7천∼8천명을 처리할 예정』이라는 나카지마 사단장의 일기를 자료로 게재했다.
이 교과서는 이를 근거로 『하루만에 2만5천명을 처리했다』고 학살숫자를 기술했다. 그러나 이 「처리할 예정」이라는 7천∼8천명이 실제로 학살됐는지 여부에 대해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려 있다는 것이다.
일 문부성은 이에 따라 『교과서로서는 확실한 숫자 1만5천명분만을 기술하는 것이 좋다』며 편집자에게 주의를 줌과 동시에 자주적인 정정신청 등을 이용해 기술을 고치라고 요청했다.
집필자인 기미시마(군도) 교수는 『7천∼8천명이 학살됐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므로 이를 합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반론을 제기했으나 인정되지 않아 이달 중순 사사키부대 1만5천명만 기술하고 나머지 7천∼8천명은 삭제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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