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패트롤>국내 첫 태양열건조장 개발-충북진천군 金柱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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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수입쌀에 대항하기 위해선 쌀의 질을 좌우할 벼 건조에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최근 충북진천군덕산면산수리에 국내최초의 태양열농산물건조장을 설립,과학영농의 기치를 내건 金柱昌씨(40)의 다부진 포부다.
태양열건조장은 태양열을 이용해 벼 뿐만 아니라 고추.담배.참깨.콩등 농작물을 실내에서 건조시켜 미각을 크게 향상시키는 건조시설. 金씨가 설립한 이 건조장은 겉보기에는 평범한 온실처럼보이지만 1백80평규모의 내부는 온돌보일러.컨베이어.공기순환팬.환풍기를 비롯해 천장개폐장치등 나름대로「첨단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다.
金씨가 1억2천만원이란 농촌에선 큰 돈을 들여 태양열건조장을만든 것은 건조하는 방법에 따라 미질을 비롯,농산물의 맛이 크게 달라진다는데 착안했기 때문이다.
『우리쌀이 담배건조장처럼 화력에 의존해 벼를 건조시키다보니 벼의 수분을지나치게 빼 밥맛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품종을 심어도 건조를 잘못하면 밥맛을 떨어뜨리게 된다는 것이다.
태양열건조는 컨베이어를 이용한 볏가마 운반부터 시작된다.
1.3m 높이로 설치된 컨베이어 양쪽 온돌 위에 벼의 낟알을15㎝두께로 깔아놓으면 왕복하는 고무래에 의해 벼가 자동으로 저어진다.
태양열로 뜨거워진 실내에서 벼가 서서히 건조되는데 이때 천장중앙에 설치된 팬이 돌면서 더운 공기를 골고루 순환시키고 습해진 공기는 옆쪽 환풍기를 통해 빠져나가게 해 항상 실내는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또 비온뒤등 실내가 습할 때는 개폐식 천장을 열어놓아 알맞은건조환경을 만들고 있다.
현재 하루 건조능력은 15t정도이나 태양열건조장을 통해 벼를건조시킬 경우 벼의 수분함유율이 미질이 가장 좋은 상태인 16.5% 수준이 돼 일반건조장의 화력건조와는 비교조차 안될만큼 뛰어난 미질.미색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 金씨의 주 장이다.
또 이렇게 건조된 벼는 쉽게 변질되지 않아 뛰어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
金씨는『수입쌀에 대항하기 위해선 이같은 건조방법을 통해 뛰어난 미질을 생산하는 것이 지름길』이라면서『정부도 이같은 태양열건조장을 농촌 곳곳에 건립해주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말했다. [鎭川=安南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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