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망경>美월드컵 개막식행사 참가 문체부.공보처 법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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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시카고=李찬三특파원]『단순한 예술행사냐,아니면 국가홍보차원의 빅이벤트냐.』 다음달 18일(한국시간)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94미국월드컵 개막식행사중 참가국을 소개하는 홍보프로그램준비를 놓고 문화체육부와 공보처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세계 1백50여국에 방영될 미국월드컵 개막식행사는 올림픽과달리 9개지역에서 분산 개최됨에 따라 주최측인 시카고市당국은 지난5월12일 참가 24개국의 민속무용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마련,30초간격으로 생중계할 계획을 세워놓고 시카고주재 한국총영사관측에 협조를 요청해 왔다.
그러나 문화체육부와 공보처는 그동안 전혀 관심을 안보이다 현지 교민사회에서 논란이 일자 문체부는 22일 개막식행사에 민속예술단(총24명)파견을 결정,이에 필요한 소요예산 1만2천달러(약9백84만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문체부는 이를 위해 시카고 현지교민을 대상으로 19명의 민속예술단을 선발하고 때마침 미국순회공연중인「남도예술단」중 사물놀이팀 5명을 합류시켜 개막식행사에 참가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당초 시카고를 비롯한7개도시 교민측에서는 모두 50만달 러의 지원을 요청했었다.
그러나 현지 공관및 시카고한인회(회장 金吉男)측은 월드컵 개막식행사는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빅이벤트이므로 국가홍보차원에서 전략적인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실제로 한국외의 다른 참가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10만달러이 상의 예산을투입,최첨단 장비등을 이용해 자국 소개 프로그램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뒤늦게 개막식행사의 중요성을 인식한 현지공관은 공보처에 이에대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이에대해 공보처도 개막식행사참가는 국가홍보차원에서 강구해야할 이벤트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문체부와는 별도로 개막식행사를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따라서 행사준비를 둘러싸고 문체부와 공보처가 의견을 달리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대회조직위는 다음달 2일부터 10일간 참가국 민속예술단등이 출연하는 가운데 개막식행사 리허설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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