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업지부장 부부 살인범 아들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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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어떻게 범행을 결심했나.
▲평소 돈을 많이 쓴다고 꾸지람을 들어온데다 미국에서 감당할수 없을 도박빚을 지게되자 부모만 없으면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범행을 결심했다.
사건 3일전에「너는 내 자식이 아니니 호적을 파가라」는 아버지의 질책을 받고 등산용 칼과 휘발유등을 준비하고 시기를 노려왔다. -범행방법은 어떻게 생각해냈는가.
▲경관인 아버지를 둔 아들이 아버지의 묵인하에 살인행각을 벌이다 결국은 아버지의 손에 죽게된다는 내용의 영화를 미국에서 본 적이 있는데 영화에 등장하는 수법을 모방한 것이다.
범행 당시에는 정신이 없어 무슨 일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도박은 어떻게 손을 대게 됐는가.
▲처음에는 친구 권유로 호기심에 시작했는데 점점 돈을 잃게되자 지난해 10월부터 1주일에 두세차례씩 도박장에 나가살다시피할 정도로 빠져들게 됐다.
-미국에서의 유학생활은.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도박이 합법화돼있고 도박장들이 대부분 화려한 곳에 있어 유혹을 받기 쉬운데다 한달 생활비를 목돈으로 받기 때문에 도박을 쉽게 끊지 못했다.
-범행이 드러나지 않았다면 앞으로 어떻게 지낼 셈이었는가.
▲(머뭇거리다)재산을 상속받은뒤 빚을 모두 갚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든지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해볼 생각이었다.
-현재 심경은.
▲(담담하게)범행직후에 바로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밤마다 잠을 못잘 정도로 괴로웠는데 다 털어놓고나니 오히려 후련하다.
〈申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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