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씨 살해 배후 박 목사” 검찰결론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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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임씨 진술·전처 딸 소송이 “열쇠”/“사탄제거 지시” 단서로 교사증거 추적/이중호적등 속속 밝혀져… 입증 자신감
탁명환씨(57) 살해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이 탁씨의 살해범인 임홍천피고인(26)의 배후에 대성교회 박윤식목사(66)가 있었다고 발표함에 따라 그동안 안개속에 싸여있던 이 사건의 진상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경찰과 검찰은 수사초기 박 목사를 이단시 하면서 끊임없이 비난해온 탁씨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던 임 피고인이 스스로의 판단으로 단독범행한 것으로 잠정 결론 지었었다.
그러나 두달여에 걸친 끈질긴 수사끝에 박 목사가 직·간접으로 범행을 지시했다는 임씨의 진술을 받아냈고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속속 찾아졌기 때문에 진상 규명이 가능했다고 검찰은 설명하고 있다.
임 피고인의 진술외에 박 목사가 전처와의 사이에 딸(46)이 있었고,이 딸이 박 목사를 상대로 친생자 확인청구소송을 법원에 낸 사실이 교회내부는 물론 탁씨에게까지 알려졌다는 점이 증거확보의 시작이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앞으로 임 피고인의 진술번복이나 태도변화에 관계없이 박 목사의 살인교사 혐의 입증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우선 임 피고인이 이미 검찰 조사과정에서 『「특수부대원 출신인 자네가 어째 살아있는 사탄을 때려잡지 못하느냐」는 박 목사의 힐난성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한 대목을 꼽고 있다.
검찰은 이같은 언급이 박 목사가 전처 소생인 딸로부터 각종 협박 등에 시달림을 당하다 지난 2월5일 교회소속 목사·장로를 모아놓고 전처와 그 사이에 딸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힌 다음날 이뤄졌다는 점에서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특히 임 피고인으로부터 『교회내부에서 「살아있는 사탄」은 탁씨를 의미하며 박 목사님의 말씀을 탁씨를 죽이라는 이야기로 알아들었다』는 진술을 받아 냈다는 설명이다.
이어 박 목사가 14일 일본으로 출국하면서 임씨의 직속상관인 신귀환장로까지 대동한 것 역시 행동을 자유롭게 해주려는 의도로 이해,출국 3일안에 「일」을 마치겠다고 다짐하고 준비를 해오다 범행을 저질렀다는 자백을 임씨로부터 받아냈다고 밝혔다. 임 피고인은 이밖에 박 목사의 언급을 「지시」로 이해했다고 진술했으며 박 목사의 이같은 지시성 언급이 없었어도 범행을 했겠냐는 검찰의 확인에 『목사님의 지시가 없는데 어떻게 죽이겠습니까』라는 진술까지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에따라 박 목사의 살인교사 혐의가 성립된다고 보고 그의 이중호적·군경력·학력·종교경력 등 범행입증 관계자료를 준비하는 한편 살해교사에 대한 국내는 물론 미국·일본·독일의 판례 등 법률검토작업까지 마쳐놓고 있는 상태다.
검찰은 박 목사가 30년 이상 이중호적을 유치해온 것과 관련,『54년 가명으로 호적을 취득한 뒤 주민등록 조차 하지않고 방치한 상태라 사법처리가 불가능하며 현재까지 이중으로 호적을 보유한 상태』라고 밝혔다.<김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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