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驛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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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얼마전 中央日報社주최의 京湖驛傳마라톤大會가 있었다.서울과 호남간을 일정한 구간으로 나눠 각 팀의 선수들이 뛰게 하고 그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정하는 경기다.
옛날에도 비슷한 것이 있었다.즉 전국의 도로를 일정한 구간으로 나눈 다음 駿馬(준마)를 뽑아 달리게 했다.전시에는 군사적정보를,평시에는 王命을 담은 공문서를 전달했다.봉화도 있기는 했지만 그것은 간단한 의사의 전달에 국한됐을 뿐 이다.
이처럼 말을 달리게 한 것을 驛,그 말을 驛馬,그렇게 하여 전달하는 것을 驛傳이라고 했다.그러니까 驛傳이란「말을 이용해 公文書를 傳達하는 것」을 뜻한다.
또 도로구간마다 말과 사람이 묵거나 쉬어갈 수 있도록 했는데그것이 驛站(역참)이다.평시에는 왕명을 받아 부임하는 관리들이묵기도 했다.그러니까 驛站은 지금의 고속도로 휴게소였던 셈이다. 말을 이용하는 것이 驛이라면 사람이 직접 뛰는 것은郵(우)다.그래서 驛傳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郵遞(우체)가,驛站에는 郵亭(우정)이 있다.驛자의 馬가「말」을 뜻하는 것이라면 遞자의「」은 사람의「발」을 뜻하는 것으로「걷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불과 십여년전만 해도 郵遞夫아저씨는 발로 뛰었다.그러나 이제는 오토바이나 차를 이용하게 됐으니 郵車夫(우차부)아저씨란 표현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鄭錫元〈한양대교수.중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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