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총선 「공산계」 재기/사회당 32.4% 득표압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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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포럼 집권 4년만에 패배
【부다페스트 로이터·AP=연합】 8일 실시된 헝가리 총선 1차 투표 개표결과 공산당의 후신인 사회당이 집권 헝가리 민주포럼을 큰차로 따돌리고 제1당으로 부상했다.
이날 정당별 투표 개표결과 사회당은 32.4%를 획득,압도적인 표차로 1위를 차지했으며 자유민주당이 19.4%로 2위를,현 집권 연립정부의 주축인 헝가리 민주포럼이 12%로 3위의 부진한 득표율을 보였다.
이어 독립소지주당이 8.55%,기민당이 7.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해설/높은 인플레·실업률… 집권당 외면
공산체제가 붕괴된지 4년이 지난 동유럽에 공산계열 정당의 재기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8일 실시된 헝가리 총선에서 구 공산당의 후신인 사회당이 득표율 32.4%로 정당별 투표에서 제1당을 차지했다.
리투아니아·벨로루시·러시아·폴란드·루마니아에 이어 헝가리에서도 한때 몰락했던 공산당의 후신이 다시 전면에 부상한 것이다.
헝가리에서 사회당이 부각된 이유는 다른 동유럽 및 구 소련권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인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4년간 집권해온 민주포럼은 의욕과는 달리 12%에 달하는 실업률과 연 22%에 육박하는 인플레율,국내총생산(GDP)의 23% 감소 등 경제개혁에서 실패를 거듭,유권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해왔다.
그러나 사회당의 총선승리가 공산체제로의 복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므르 체케레스 사회당 부당수가 선거후 『사회당이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을 방법은 없다』고 밝힌 바와 같이 현재 진행중인 시장경제를 부정하고 과거로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사회당을 포함한 헝가리의 주요정당들은 근본적으로 시장경제를 지향하고 있으며 서방국가들과의 협력,나토회원국가임을 지향하고 있다.
사회당은 비록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30%대의 지지로는 단독정부를 구성할 수 없어 연정파트너를 구해야 한다.
약 20%의 지지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자유민주동맹 지도자들은 사회당측에 연정참여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차기 총리후보로는 지난 6일 교통사고로 목과 손목 등에 부상을 당한 지울로 호른 사회당 지도자가 유력시되고 있다.<한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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