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사태 공권력투입 紙上논쟁-경찰청입장 최기문총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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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曹溪宗 사태와 관련해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했다는 등의 사실과너무 동떨어진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참을수 없는 비애를 느끼게된다. 종교문제는 우리나라에서 극히 민감한 사안중 하나며 불교계의 분쟁은 통상 폭력이 수반되었지만 종교문제이므로 경찰로서는일반 폭력과 같이 사전에 검문검색등 예방조치가 사실상 어려운 입장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서울호텔등지에 청년들이 많이 투숙했으나 조직폭력배들이 동원된줄은 몰랐고 과거의 예와 같이 생각하여 폭력발생을 우려만 하였을 뿐 특별한 예방조치는 할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폭력배들의 습격은 불과 2~3분만에 끝났다.경찰이현장에 당도했을 때 폭력배들은 도주하고난 뒤였다.참고로 경찰은폭력관련자중 35명은 구속,51명은 불구속,3명은 군대이첩,나머지는 계속 수사중이다.
범종추측 스님만 집중적으로 연행했다는 주장이 있으나 경찰은 어느쪽이 惡인지,어느쪽이 善인지 판단할 입장에 있지 않다.판단의 근거는 누가 폭력을 행사하는 가이다.
폭력대결은 우선 중지시켜야 하고 옳고 그름은 법정에서 가릴 문제다. 사건 전날 舊총무원측과 형사가 회식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경위 여하를 막론하고 경찰의 품위를 손상시키고 오해 소지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진상 조사후 종로서 정보계장은 전배,직원3명은 단호히 직위해제 조치했다.
공권력 투입은 그 투입이 필요했는가라는 적정성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지 폭력사태를 제어,진압하는 물리적 과정에서 일어난 대원 한사람의 동작 하나 하나를 문제삼는다는 것은 그야말로「숲」을 보지않고「잎」만 보는 오류다.
만일 이번 사건에서 공권력 투입의 시기를 놓쳐 인명과 관계된사태가 빚어졌다면 그 책임은 누구의 몫인가.
崔圻文〈종로경찰서장.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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