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관중석의 꽃 치어리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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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프로야구의 불꽃튀는 접전속에서도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처럼 상쾌함을 주는 미인들이 있다.멋진 응원으로 선수들에게는 힘을,관중에게는 즐거움을 주는 치어리더가 그 주인공.
이들은 정열적인 응원으로 프로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야구장에서 없어서는 안될 인기인이 되고 있다.각 구단의 치어리더들 중 인기순위 선두는 단연 LG 트윈스 치어리더.
이들은 LG 트윈스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과 나란히 응원에서도 화려한 율동과 세련된 매너로 타 구단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고교시절부터 치어리더에 매력을 느꼈다는 고교동창 南惠淑(21).崔銀珍(21)양은『관중이 응원에 적극 호응해주고 경기가 끝난후 수고했다는 격려의 말을 건넬 때 가장 힘이 난다』며 자신의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미소를 짓는다.
경기의 진행상황에 따라 감정의 기복을 보이는 관중을 리드하는것이 가장 어렵다는 이들은 보통 단장과 치어리더 4명이 단상에오르는데 일단 응원을 시작하면 거의 몰입돼 율동을 하는 탓에 실족위험도 적지않다는게 南양의 귀띔.실제로 지 난주 응원에 열중하던 한 치어리더가 단상에서 실족해 김밥을 먹고있던 아주머니위로 떨어지는 바람에 김밥값을 물어준 해프닝도 있었다.
공.수가 교대될 때마다 단상에 올라 응원을 펼치는 이들은 7회쯤이 가장 힘이 든다고 하는데 이는 야구의 고비가 대략 7회쯤인 것과 우연의 일치인듯.
이들은 늘 즐거운 마음으로 응원을 하려 하지만 자신들에 대한관중의 왜곡된 시각을 느낄 때면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외국에서는 치어리더를 참된 응원의 리더로서 바라보는데 비해 우리는 너무 눈요깃감으로만 보는 것같아 속이 상합니다.
우리의 짧은 치마보다는 응원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鄭承珍양(21)은 가끔씩 추근거리는 팬도 있다며 인상을 찌푸린다.
한달수입이 70만~80만원인 이들은 이벤트 전문회사인 이벤타운에 소속돼 있어 야구경기가 없는 날에는 다른 행사에 참가하기도 하지만 역시 야구응원이 가장 재미있다고.
일정이 없는 날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율동연습에 할애하지만 가끔씩은 쇼핑.영화관람을 하거나,아니면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도 한다. 『주위에서 적극 후원해주는 만큼 열심히 노력해 최고의 치어리더가 되겠다』는 이들은 현역에서 은퇴후에는 훌륭한 안무가가 되고 싶다고.
이벤타운의 鄭錫珍과장은『우리의 응원문화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치어리더 자신이 프로의식을 가져야 하며 관중도 그들을 눈요깃감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姜甲生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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