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의 피임약 복용이 기형아 출산과는 무관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관동대 의대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렬 교수팀은 3512명의 산모를 ‘약물 비복용군(2983명)’과 ‘일반 약물 복용군(401명)’ ‘피임약 복용군(128명)’으로 분류해 기형아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피임약 복용 및 비복용 그룹의 신생아 체중 및 임신 주수, 그리고 조산율, 저체중아 및 거대아 출산율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교수는 “임신 초기의 피임약 사용은 태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10주께엔 여아인 경우 성기가 비후되는 기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드름 치료약인 로아쿠탄, 혈액응고억제제인 와파린 등은 태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신부들은 임신을 모르고 약물을 복용한 경우 주위에서 중절 권유를 받은 경우가 50%에 이르며, 피임약의 기형아 발생에 대해 43%가 우려를 나타내는 등 심리적 불안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병원은 약물·화학약품·방사선·알코올 등에 노출된 임신부 상담을 위해 한국마더리스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종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