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연금 불우학생에-의정부시 이수자 할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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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국가에서 베푼 보훈연금이 보훈자녀들의 장학금으로 되돌아 왔다. 6.25 한국전쟁 당시 두 아들을 잃고 1남2녀를 훌륭히 키운 할머니가 4년전 기탁한 장학금이 매년 10명의 불우한 중.고생들에게 전달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의정부시고산동649 李隧子할머니(85)는 79년부터 11년동안 국가에서 받은 보훈연금을 한푼도 쓰지않고 모은 1천만원을 90년2월 의정부보훈지청에 기탁했다.
의정부지청은 李할머니의 뜻을 받들어 이 성금으로 장학회를 만들어 매년 4월 중순 학업성적은 우수하지만 불우한 중.고교생 보훈자녀 10명에게 모두 1백5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李할머니의 큰아들 相龍군(당시 20세.서울약대1년)과 둘째아들 相潤군(당시 16세.경기고1년)은 6.25 발발직후 학도병으로 입대,50년7월과 8월 각각 연천지구 전투에서 목숨을 잃었다. 전쟁이 끝난뒤 구멍가게를 하며 어렵게 1남2녀를 키우던 李할머니와 남편 金富成씨(68년 작고)에게는 두 아들의 희생으로 받는 연금이 생활에 큰 보탬이 됐다.
특히 남편 金씨가 세상을 뜨고 혼자 자식을 돌봐야 했던 李할머니에게 보훈연금은 생명줄이나 다름없었다.
〈全益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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