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성 박사 “글로벌 시대 여성 리더십은 사회에 도움 되는 일 하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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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고홍주 미국 예일대 법대학장 등 자녀 6남매 모두를 훌륭한 리더로 키워낸 전혜성(78·사진) 박사. 한국과 미국은 물론이고 아시아권에서도 ‘훌륭한 어머니’의 전형으로 꼽히는 그가 여성 리더로서의 자신의 삶과 철학을 담은 책을 출간하고 한국을 찾았다.

 5일 서울 시내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전 박사는 『여자야망사전』(중앙북스)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책을 들고 “글로벌 시대의 여자들은 남다른(authentic)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개개인의 특성을 살려 인생의 목표와 자신의 꿈을 성취하는 것이 남다른 리더십이라는 것이다.

 6남매를 키울 때 "남을 먼저 생각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고민하라”고 가르쳤듯이 전 박사가 이 책에서 제시하는 리더십 또한 사회와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라는 것이다.

 열아홉살 때 조국을 위해 뭔가 큰 일을 해야겠다는 꿈을 갖고 유학길에 올랐던 그는 자녀를 키우면서 사회학과 인류학 박사학위를 따고 여러 대학에서 강의했다. 1952년엔 예일대에 동암문화연구소를 건립,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동아시아 유교권 문화를 비교연구해 비교문화학계의 세계적인 학자로 자리매김했다. 정체성 혼란으로 고민하는 미국의 한인 1.5세대와 2세대를 위해 30년 넘도록 차세대 지도자 양성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력서만으로 여성의 삶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잖아요.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건사하면서 자신의 일을 해나가다 보면 더 큰 보답이 온다”며 여성들을 격려했다. 그는 “저 세상 사람이 된 남편에게 잠 한번 실컷 자보면 여한이 없겠다는 말을 수도 없이 했다”고 자신의 일에 대한 노력과 열정을 설명했다.

 전 박사는 12~14일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여성포럼에서 ‘진정한 리더십과 아시아의 가치’를 주제로 강연도 한다.

글=문경란 여성전문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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