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독서실>김영명著 "일본의 빈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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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가깝고도 먼 이웃」으로 흔히 표현되는 일본에 대한 객관적 시각의 정립은 한일관계의 발전을 위해 긴요한 문제다.
최근 간행된 金永明교수(한림대.비교정치)의『일본의 빈곤』(미래사刊)은 일본에 대한 맹목적 찬양이나 감정적 거부라는 양극단의 바탕에 깔린 문제와 그들의 사회,문화,삶의 질에 내재한 허와 실을 이성적인 접근으로 분석한 책.
金교수는『일본이 장점도 많은 나라지만 단점도 많다.장점과 단점으로 따로 언급되는 것들이 실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거의 언제나 붙어 있다』는 독특한 관점에서 일본을 들여다보고 있다.우리가 일본을 보는 대표적인 관점은「군국 주의 일본」과「경제대국 일본」이라는 두가지 평가와 관련된다.金교수는「군국주의 일본」이란 부정적 시각은 한반도로부터 일본으로의 문화전파,왜구의 침략과 日帝 식민통치,최근에는 무역역조나 교과서 왜곡문제등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또 일본에 대한 찬양은 경제중심적 思考에서 비롯된 것으로 우리가 경제성장에 제일의 가치를 두어 왔고 이를 위해 일본을 기본적인 모델로 채택해온 결과 그 가치를 먼저 달성한 것처럼 보이는 일본이 찬양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한 다.이러한 평가는 일본 사회와 국민.국가에 대한 총체적 이해가 결여된 피상적인 관찰에 기초한 것일 뿐이라는 것이 金교수의 주장이다.특히 金교수는 책 구석구석에서 일본의 대중문화,어린이,사회,이념부재,국가경제의 풍요함과 국민경제의 빈 곤함,서비스의 과잉과 과소,집단이기주의,상실된 개성과 폐쇄성등 일본의 明暗을 대비하며 구체적으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일본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기 위한관점도 제시하고 있다.그것은 단순비교가 아닌 비교론적 관점,즉한국과 일본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선진국들이 두 나라보다 앞서거나 뒤진 점이 무엇인가를 함께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2백78쪽.5천5백원〉 〈金龍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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