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게] 인터넷 이색 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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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바타에게 처음 입혔던 청바지와 티셔츠를 기증합니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네티즌들이 사이버상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아바타'의 헌 옷 아이템을 팔아 현실의 불우이웃을 돕는다.

인터넷 업체인 네오위즈(대표 박진환)는 자사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사이트 세이클럽(www.sayclub.com)에 '아름다운 가게 세이클럽점'을 개설, 지난 22일까지 온.오프라인을 겸한 독특한 나눔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은 세이클럽의 아바타 서비스를 이용하는 네티즌들이 아바타의 옷이나 액세서리 등 아이템을 기증하면 네오위즈가 중고가격(원가의 약 30%)으로 이를 매입, 해당 금액을 아름다운 가게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23일부터 1개월간 10만여명의 네티즌이 11만여벌의 아바타 헌 옷을 기부해 약 3천4백만원의 성금을 모았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사이버 천사'들의 연령대는 10대 초반에서 50대까지 다양했지만 10대가 67%를 차지할 정도로 신세대 네티즌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기증 후 남기는 짧은 글에도 "아바타용 커플룩으로 맞춘 아이템인데 뜻있게 쓰기 위해 기증한다" "이렇게 작은 것으로도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니 마음이 즐겁다" 등의 훈훈한 사연이 넘친다.

아름다운가게 박원순 이사는 "사이버 캐릭터인 아바타의 헌 옷을 기부해 나눔에 동참한다는 기획 취지도 획기적이었고 네티즌들의 동참이 뜨거운 데도 놀랐다"며 "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 재사용의 가치와 기부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네오위즈는 이달 말 아름다운 가게를 방문해 모금액을 기증하고 1일 봉사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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