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판단 흐려놓는 중국핵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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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유엔안보리가 북한핵 문제에 어떤 조치를 할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中國을 제외한 4개국은 결의안을 선호하고,안보리 논의를 반대해온 中國은 의장성명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美國등 다른 상임이사국들은 中國을 유엔의 조치에 합류시키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中國의 의장 성명 제의를 호의적으로 검토하고 그 문안작성을 中國에 맡겼다.
그러나 이 문안을 받아본 4개 상임이사국은 그 내용을「뼈다귀와 선지가 모두 빠져 희멀건 국물밖에 남지않는 해장국(안보리 의장 성명초안)」에 비유하고 있다.내용만 같으면 구속력이 없지만 성명이라도 괜찮다는 의사를 밝혀온 美國등은 中 國이 무엇을하겠다는 것인지 의심하기 시작하고 있다.
中國이 최근 작성한 北韓핵 문제에 대한 안보리 의장 성명은 핵사찰에 대한 시한이나 그후 對北 추가제재조치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中國은 韓國과의 정상회담에서 중재역할 용의등을 밝히며 韓美간의 「팀」훈련재개와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 중지등「모순을 격화시킬 조치」들을 중단하도록 요구했다.中國이 안보리에 제출한 의장성명과 韓國과 합의한 내용은 어쩌면 中國의 제재보다는 대화해결이라는 기존입장을 유지하면서도 中國의 두얼굴을 말해주는지 모른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지 않으며 美國으로부터는 최혜국대우를 연장받는 지렛대로 北韓핵카드를 이용하고,한편으로는 北韓이 제재받지않도록 편을 들어주는 것이다.이같은 中國의 입장은 이번 금요일부터 부활절 휴가로 31일까지 입장을 정리할 안 보리 논의에 진통을 야기하며 결정이 미루어지게 할수도 있고 韓國정부에도 정책선택에 혼선을 야기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韓國정부는 대화를 통한 해결원칙을 유지하고 있지만 美國등 우방들과의 정책조율에 中國적인 접근을 할 것인지,美國을 축으로한서방의 논리에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이 선택에 따라 「팀」훈련 재개나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 치등의 운명이달라지고 경우에 따라선 美國과의 정책조율에 금이 갈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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