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기자들 갈루치 방한에 관심/남북6차 실무접촉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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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회의공개 여부놓고 가벼운 설전
○…12일 오전 열린 6차 남북 실무접촉에서 남북한 대표들은 비공개 회의에 앞서 회담성사를 위한 강한 의지를 표명.
박영수 북측 단장은 『얼마전 미국에서 온 교포들을 만났더니 특사교환 실현전망과 관련해 잘 안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며 『그래도 비관만 할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소개.
박 단장은 이어 『6차 접촉에서는 돌파구를 열어나가기로 했으니까 오늘 반드시 타결짓겠다는 생각을 갖고 이 자리에 왔다』고 언급.
이에 송영대 남측 수석대표는 『나도 지난 9일 5차접촉후 기자회견에서 「6차접촉이 회담성패를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화답한 뒤 『오늘은 토요일이지만 오전에 타결이 안되면 오후회의까지 열어서라도 결말을 짓도록 하자』고 제의.
북측 박 단장은 『어제 북에서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등 「분단」 50주년을 한해 앞둔 금년에는 천기만 놓고 보더라도 희귀한 현상이 많다』며 『특히 지난달 중순 백두산 정일봉 정상에 쌍무지개가 떴는데 우리 인민들은 이를 곧 민족 대통운의 징조로 여기고 「통일무지개」라는 노래까지 만들어 요즘 최고의 애창곡이 되고 있다』고 소개.
이에 대해 송 대표는 『통일을 위한 구호나 노래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응수.
○…회담이 시작되기 20분전인 오전 9시40분쯤 평화의 집 회담장으로 들어온 북측 기자들은 『오늘은 뭔가 중대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입을 모으면서 갈루치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한목적과 일정에 깊은 관심을 표명.
북측 기자들은 갈루치 차관보의 방한목적과 일정에 대해 일일이 캐묻고 메모하는 등 관심을 보였으며 21일 이전에 특사교환이 안되면 북한­미국 3단계 고위급회담을 연기하기로 한미간에 합의했다는 말에는 북­미 합의를 어긴 것이라며 흥분하는 등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남북한 실무대표는 회의 공개여부를 놓고 시작부터 가벼운 설전.
북측 박영수단장은 『기자선생들을 비롯,온겨레가 오늘 회담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며 『회의를 공개로 한번 해보는게 어떨까요』라고 제의.
이에 남측 송영대대표는 『공개를 할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라고 물으며 관례대로 비공개 회의를 주장.
박 단장은 이같은 송 대표의 주장에 『특별한 뜻은 없으니 초청자측 의견을 따르겠다』고 말해 오전 10시15분부터 비공개로 회의를 시작.<판문점=안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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