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책」 효과 미지수(증권풍향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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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투자심리 회복 도움… 본격상승엔 못미칠듯
증권 당국의 증시 규제 완화조치가 그동안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온 증시에 앞으로 어느 정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투자 심리 호전과 신규 수요 창출에 기여해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을 이끌어 내는 것은 틀림없으나 장기적으로 상승 국면 재진입의 계기가 되기는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기관 투자가에 대한 매매제한 조치,물량공급 대폭 확대 등 강력한 내용들로 이뤄진 규제책의 많은 부분이 아직 살아있는데다가 자금·물가·무역수지 등 증시 주변의 여건이 당시에 비해 현격히 악화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급등 장세만큼이나 침체 장세도 좌시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의지로 추가 완화 조치가 기대되는데다 한달 이상 조정국면도 거쳤고 금리도 다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대세 역전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11일 주식시장에서는 개장 직후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29포인트나 뛰어오르며 9백선을 회복하는 등 이번 조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감을 반영했다.
삼성증권은 이번 조치에 따른 매수 여력이 국내에서만 신용융자 5천억원과 가수요(미수급) 1천억원 등으로 수급 안정에 도움이 되고 가수요를 통한 교체매매로 새로운 주도주 종목군의 응집력 결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증시 주변 여건이 나빠졌고 상황에 따라 정부의 재규제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가가 오르더라도 9백10선(25일 이동평균선 수준)이 한계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선경증권은 앞으로도 통화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어서 기관장세 연출이 어렵게 됐고 주가상승 기간에 비해 조정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다는 점 등에서 이번 조치의 주가 상승 한계를 9백∼9백30포인트로 예상했다.
동아증권은 이번 조치를 계기로 주가가 상당 기간 강하게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으나,대우증권은 별다른 추가 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주가의 하락세를 방지하는 정도의 역할 밖에는 못할 것 같다고 다소 비관적으로 봤다.<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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