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에어쇼 간 최첨단 중국 공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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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군사 대국에 이어 항공 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21일부터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주콥스키에서 열리고 있는 맥스-2007 국제 에어쇼에서 중국은 첨단 전투기와 무인항공기, 헬리콥터 등을 대거 선보였다. 초경량 다목적 전투기 'FC-1 샤오룽(梟龍)'과 초음속 저공비행 능력을 갖춘 무인 전투기 '안젠(暗劍)', 헬리콥터 'H425'와 '즈(直)11' 등이 등장해 행사에 참가한 39개국 787개 기업.단체 관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러시아가 올해를 '중국의 해'로 정한 것을 기념해 중국은 국방과학공업위원회 주도 아래 5대 군수공업 회사가 이번 에어쇼에 참가, 중.러 우호 협력 관계를 과시했다.

?스텔스기도 선보여=가장 눈길을 끄는 게 3월 파키스탄 공군에 수출한 샤오룽이다. 적재 중량 9100㎏의 1인승 전투기로 판매 가격이 대당 800만 달러(약 75억원)에 불과하다. 비슷한 시기에 파키스탄 공군과 수출 계약을 한 미국 주력 전투기 F-16(대당 3000만 달러)의 4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기동력과 항속거리.체공시간.작전반경.항공전자시스템 등에서 가격 대비 성능이 상당히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무인 스텔스기 전투기인 안젠은 미국 F-117과 외형이 닮았다. 무인기로는 드물게 초음속 저공비행 능력을 갖춘 안젠은 정찰, 전파교란, 정보망 파괴를 할 수 있는 가공할 무기 체계다. 중국은 안젠 외에도 '톈이(天翼)-1' 근거리 무인정찰기, 양광(陽光) 등 5종의 무인기를 개발, 보유하고 있다.

2008년 상업 운항에 들어갈 예정인 중형 여객기 ARJ12도 선보였다. 70~100석의 좌석을 갖출 수 있으며, 운항거리 2000㎞로 국내선 전용이다. ARJ12 개발.제작에는 12개 외국 대형 회사와 11개 협력업체가 참여했으나 지적재산권은 100% 중국이 소유하고 있다.

?최첨단 군대로 변신=이번 에어쇼에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올 초 실전에 배치된 최신예 전투기 '젠(殲)-10'도 관심거리다. 마하 2.0의 속력에 무장 탑재량 7t인 젠-10은 미국 F-16 전투기에 필적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공군은 성능을 한층 개선한 젠-13과 젠-14 시리즈의 개발을 서둘러 2015년까지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샤오룽과 젠-10은 17일 러시아에서 끝난 상하이협력기구(SCO) 6개국 군사훈련에 함께 참가해 위력을 과시한 바 있다.

건군 80주년을 맞은 올해를 '제2 건군의 해'로 정한 중국은 최첨단 전투기 개발과 함께 군의 현대화와 정보화.정예화를 핵심으로 하는 국방개혁을 가속화하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7월 27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간부 좌담회에서 "군은 21세기 새로운 역사 발전의 단계를 맞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끊임없이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며 군의 현대화를 가속화할 것을 강조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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