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40대 전문직업인 주류/민자 사고지구당 조직책 선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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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5대 공천기준 암시 물갈이 예고/당선가능성 감안 공직자 지역출신 배려도
민자당이 8일 발표한 10개 사고지구당 조직책에 대한 인선내용은 부분적이긴 하나 15대 공천을 어림잡게 해주는 밑그림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자당의 이번 조직책 선정은 개혁성과 참신성에 비중을 두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정성철 정무1장관 보좌관(서울 강남을)과 김학원(성동을)·오성계(부천 오정)변호사,김문수씨(부천 소사) 등이 눈에 띄는 인물들이다. 특히 김문수씨는 과거 재야단체인 전노협 지도위원 등을 지낸 대표적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14대 총선 때는 민주당 장기표후보(서울 동작갑)의 선거사무장을 지내기도 했다.
○50대 4명 불과
이같은 개혁성·참신성을 위해 가급적 40대 전문직업인 선정에 역점을 두었다는게 민자당측의 설명이다. 이들 10개 지구당 조직책중 40대가 6명인데 비해 50대는 4명에 그치고 있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물론 이러한 외형적 참신성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얼마만큼 개혁의지를 갖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전·현직 공직자와 지역정서 등을 배려한 것은 신인들의 대거 기용에 따른 경험부족 보완과 함께 당선 가능성까지도 감안한 인선으로 풀이된다. 최인기 전 내무차관(나주시­군)과 김광원 전 경북부지사(울진)·이철규 경기도 기획관리실장(시흥­군포) 등 전·현직 공무원이자 해당지역 출신자의 기용이 바로 이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 송파을에 조용직의원을 기용한 것은 김종필대표의 공화계에 대한 계파 안배성격으로 참신성과는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이번 인선기준을 종합해보면 15대 국회의원 공천역시 이같은 개혁성·참신성 우선의 원칙이 적용될 공산이 크다. 따라서 당선가능성이 고려된다해도 상당수의 물갈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직책 공모시 신분노출을 우려한 비공개신청자가 득세한 것도 이번 인선의 한 특징. 우선 서울 강남을의 경우 민주계인 정성철 정무1차관이 예상대로 현역인 민정계 구창림의원(전국구)을 따돌렸고,전남 나주시­군도 최인기 전 내무차관이 신인들을 무난히 제압.
○계파안배 성격도
경기 시흥­군포에는 시흥시장을 역임한 이철규 경기도 기획관리실장이 민자당 중앙상무위원이며 민주산악회 시흥지부장을 맡은바 있는 유지흥씨 등 3명의 후보를 물리치고 입성.
이번 인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인천 5·3사태에 관련돼 2년6개월을 복역한 경력이 있는 전노협 지도위원 김문수씨가 발탁된 경기 부천 소사. 노동운동이 성한 이곳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김씨는 조직책 공모에도 응하지 않는 등 당초 정치에 뜻을 두지 않았으나 민자당측은 일찌감치 그를 주목.
문정수 사무총장은 이와관련,『김씨의 참신성을 높이 사 여러차례 영입교섭을 벌였다』고 밝혔는데 그의 발탁은 김정남 청와대 교문사회 수석비서관의 추천에 따른 것이라는 후문.
이처럼 김씨가 일찍이 조직책에 내정되자 이 지역에 오랫동안 공들여왔던 경북고 출신의 오성계씨는 이웃 부천 오정의 조직책으로 밀려났다. 오씨는 최기선 인천시장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신성호·이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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