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기각뒤 대우.알스톰 움직임-고속철도 다툼 2라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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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大宇중공업이 GEC알스톰社를 상대로 제소한「고속철도 건설에 관한 협상등 금지 가처분 신청」이 지난 19일 법원에 의해 기각됐으나 주요 쟁점은 그대로 남아 앞으로 양상이 더 복잡하게됐다. 이번 다툼은 좁게는 대우와 알스톰의 문제였지만 고속철도공단과 現代정공도 깊은 이해 관계를 갖고 있어 4차 방정식을 풀어야 완전한 해법이 나오게 돼있다.
우선 現代정공과 大宇중공업은 주제작사의 지위를 같이 갖고 있는 형식이 돼버렸으며 공단도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됐다.알스톰은 이번 판결로 공단과의 협상을 활발히 진행할수 있게됐지만 대우와의 관계가 깨끗이 정리되 지 않는한 최종 계약단계에 이르기까지 몇개의 관문을 넘어야할 입장이다.당장 대우가 국내외 법원에 2단계 소송할 뜻을 시사하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 한번 더 법정싸움을 벌이게 됐다.
결국 공단과의 계약이 늦어질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알스톰은 기각 판결로 대우의 주제작사 주장은 일단락된 것으로보고 예정대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알스톰은 판결문의 일부 문구가 대우의 주제작사 지위의 계속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볼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우중공업은 기각판결의 단서조항으로 알스톰과 맺은 공동입찰계약서와 기술이전계약서가 유효한 것으로 인정받았다며 알스톰에 계약이행을 촉구했다.21일 대우는 관계 변호사들과 2단계 소송을 위한 준비작업을 시작했다.
대우는 진행중인 알스톰과의 협상이 부진하면 우선 스위스 국제상사중재원과 국내 법원에 알스톰의 계약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낼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대우와 알스톰은 기술이전 방식과 가격을 놓고 맞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알스톰은 대 우의 주제작사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기술을 이전받아 부품을 공급하는 하청기업의 하나로 고속철도 사업에 참여하라는 것.
이에 대우는 종합시스템.철도차량에 관한 기술이전에 참여하고 일부 부품업체를 관리하는 주간사회사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알스톰이 주제작사로 인정한 現代정공과 똑같은 위치를보장하라는 주문이다.대우는 공단에 대해서도 알스 톰과 대우의 주제작사 지위를 인정하고 앞으로 협상을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공단은 고속철도 사업의 우선 협상 대상자인 알스톰과 대우의 다툼으로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기술이전 협상이 본격화되면 주제작사 문제가 골칫거리가 될 것이 틀림없다.더욱이 대우가 공단의협상에 대해서 소송할 수 있다고 벼르고 있어 불 똥이 튈 여지가 크다.
한편 現代정공은 지난 19일 대우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자 주제작사로서의 자격이 재확인됐다며 대우의 독점권 주장은 잘못된것이라고 밝혔다.현대와 韓進중공업도 대우측이 작성한 것과 동일한 계약서를 작성했다는것.
이처럼 4자가 얽혀들 어 3월말로 예정된 공단과 알스톰의 본계약은 장담할수 없게 됐다.
대우에 발목을 잡힌 알스톰이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는한 해결의실마리는 잡히지 않을 전망이다.
알스톰은 이번 소송사건을 계기로 한국의 철도제작 3社를 경쟁시켜 실리를 취하려 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張在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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