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팅열전>청개구리 심리 광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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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얼마전 비디오가게에서 한 어린아이가『삼촌이 시킨거예요』라고 말하면서 성인용 테이프를 빌리려다 주인의 확인전화로 들통나 야단맞는 모습을 본 일이 있다.
물론 그 주인도 과거에는 미성년자관람불가라는 간판이 내걸린 영화관을 기웃거렸겠고『애들은 가라』라는 말때문에 뱀장사 주변을더욱 기웃거리기도 했을것이다.
「하라」하면 안하고「하지말라」면 더욱 하고 싶은 인간의 야릇한 속성은 예나 지금이나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광고에도 바로이같은「청개구리 심리」를 이용한 광고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광고용어로는「네거티브 광고」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를 들어 몇해전 있었던「여성만을 위한 껌 아카시아」라든지「남자들은 참아줘요,깨끗한 캔디바」「아빠는 먹지말아요,이건 내꺼예요」등과 같은 광고들이 그것이다.
어차피 여성들이 주로 씹게 마련인 껌을 가지고『남자들은 씹지말라』면 여성들은 특별히 선정됐다는 심리에서,남자들은 반발에 따른 호기심에서 각각 강한 소비충동을 느끼게 된다.또 연령에 관계없이 자신의 몸매나 피부에 따라 사용하게 마 련인 여성속옷이나 화장품도『20대미만은 사용하지 말라』고 해도 마찬가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같은 전략이 만능은 아니다.기능이나 품질면에서 다른 계층은 사용하기 어려운 완전히 차별화된 제품으로 만들어지지않은 이상 반발심리로 이끌렸던 계층들은 이내 他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간파,이를 외면하게 된다는 점이 다.가만히 있으면 조금이라도 얻을 것을 괜히 나섰다가 모두 잃어버리는 꼴인데 이 전략은 이 점에서 적절할 때 치고 빠지는 타이밍이 생명이라 할 수 있다.
〈李孝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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